강동완 교수의 '북중접경 5000리를 담다' (14)국경을 지키는 군인과 개

강동완 승인 2018.12.07 17:37 | 최종 수정 2018.12.07 18:02 의견 0
빨래하러 가는 길에 만난 군인과 군견.

압록강 기슭마다 촘촘히 드리운 철조망을 넘어 빨래를 하러 다니는 아낙네를 봤다.

집 앞에 흐르는 강물이지만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건 아니다.

국경을 지키는 국경경비대가 허락해 주는 시간에만 겨우 오갈 수 있다.

머리에 빨래를 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감시자를 만났다.

총 한자루 둘러 맨 군인의 얼굴이 아직 앳되어 보인다.

군인의 얼굴은 앳되나 경비견의 눈은 매섭다.

매서움으로 감시하는 건 경비견의 몫인가?

군인의 눈은 앳되고 경비견의 눈매는 우직하다.

군인과 개, 한 마치 운명처럼 느껴지는 건 왜 일까.

무엇을 지키려 그 자리에 섰나.

철조망에 비딱이 기대선 군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또 다른 개...

"에구, 보초서는 군인 폼 하고는..."

두 동강난 이 땅의 참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 줌의 밀알이 되기를 희망하며.

<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이탈주민지역적응센터(부산하나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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