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완 교수의 '북중접경 5000리를 담다' (7)목탄차와 소녀들
강동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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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7 23:12 | 최종 수정 2018.11.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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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리의 소녀들이 어디론가 향한다.
재잘재잘 총총걸음으로 가는 모양새가 영락없는 사춘기 소녀들의 모습이다.
선생님의 위엄 어린 지시도 철조망을 지키는 군인들의 위세에도 아랑곳 않는 순수한 재잘거림이다.
하지만 메케한 연기 가득한 목탄차 앞에서 아이들의 웃음은 이내 사라진다.
기름이 아닌 나무와 석탄을 때 겨우 움직이는 목탄차의 연기가 소녀들의 얼굴을 뒤덮었다.
압록강변에서 모래와 자갈을 목탄차에 옮기는 사춘기 소녀들의 슬픈 웃음이 부질없이 쌓여간다.
두 동강난 이 땅의 참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 줌의 밀알이 되기를 희망하며.
<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이탈주민지역적응센터(부산하나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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