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완 교수의 '북중접경 5000리를 담다' (3)추석날 아침 북녘

강동완 승인 2018.10.10 22:17 | 최종 수정 2018.10.10 22:40 의견 0
산소와 들녘이 나란하고 추석날 아침 사람들은 산소를 향하는 모습
조상의 산소는 들녘과 길 하나 사이를 두고 야산에 나란히 놓여 있다. 추석날 아침 어제까지 들녘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그 길을 따라 산소로 향한다. 사진=강동완

추석날 아침, 북녘 마을 사람들의 분주함이 산허리를 감싼다. 마을 뒷산으로 난 구불구불 산길에 산소로 향하는 사람들의 걸음이 이어진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가 선명히 나뉜다. 가을걷이를 앞둔 황금빛 들녘과 죽은 이의 안식처가 나란히 놓였다.

풍성한 곡식이 여물어 가지만 풍요속 빈곤이라 했던가? 정작 나의 수고는 온전히 내 것이 되지 못한다. 한 끼를 또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살아 있다는 건 어쩌면 생과 사의 벼랑끝에 선 고통일지도 모를 일이다. 살아도 살아 있는 게 아님을...

추석날 아침 마을 뒷산에서 성묘하는 북녘 사람들의 모습(빨간색 박스 표시된 부분)
추석날 아침 마을 뒷산에서 성묘하는 북녘 사람들의 모습(빨간색 박스 표시된 부분). 사진=강동완

두 동강난 이 땅의 참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 줌의 밀알이 되기를 희망하며.

<강동완 동아대학교 교수/ 북한이탈주민지역적응센터(부산하나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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