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한 옥수수밭의 아이들. 이삭줍기를 한 걸까. 사진=강동완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알려진 중강진에 가을이 지나간다.
낱알이 거둬지고 옥수수단이 베어지면 뼛속을 에는 한겨울 매서운 추위가 불어 닥칠게다.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만세',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와 끝까지 뜻을 같이하자'는 빨간색 선전구호만 아니었다면 황금빛 가을 들녘의 풍성함이 온기를 채웠으리라.
황금들판 뒤에 빨간색 바탕의 선전문구, 불협화음처럼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나뿐일까? 사진=강동완
너른 들판에서 아이들의 고사리 손 위로 옥수수 포대가 쌓이고 메마른 땅의 황폐함이 온 들녘에 넘실댄다.
아이들아, 겨울이 오거든 봄을 기다리렴...
두 동강난 이 땅의 참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 줌의 밀알이 되기를 희망하며.
<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이탈주민지역적응센터(부산하나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