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익 구조와 폭리, 좋은 프랜차이즈 고르는 요령에 대하여 살펴봤다. 이번엔 식당 창업의 ABC에 관해 얘기해 보겠다. 되도록이면 수익이 많은 직영을 하길 권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면 정말로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직영점만 운영하는 곳이 많다.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매장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장사가 잘 된다는 것은 월 매출 1억 원 정도에 순이익 2000만 원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가맹점이라면 본사에서 취할 수 있는 수익이 물류이익, 로열티, 개설이익인데 물류이익은 매출의 30%(보통 재료비는 매출의 30%정도로 본다.)인 3000만 원의 10%인 300만 원이고, 로열티는 매출의 2~3%에서 3% 잡아도 300만 원이다. 합계 600만 원인데 순이익 2000만 원과는 비교할 게 못된다. 개설이익을 5000만 원 정도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은 한 번뿐이다. 연간으로 따져보면 가맹점을 운영하는 것보다 직영점을 운영하는 게 1년차 1억2000만 원, 2년차부터는 1억7000만 원의 이익이 더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맹사업에 올인하는 중소업체들은 사세를 단기간에 키울 수 있기 때문이고 가맹점이 많아지면 매달 들어오는 물류이익과 로열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개설이익도 충분히 챙겼을 것이고.
자본 여유가 있는 본사라면 굳이 가맹사업을 할 필요가 없다. 또한 가맹사업이라는 것은 시간을 가지고(최소 3~5년) 직영점을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시스템을 갖춘 후에 해야 하는 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몇 안 되는 안테나 숍을 가지고 가맹사업을 추진하는 건 '남의 돈'을 가지고 사업하려는 것이다. 가끔 주변에서 "이 주식을 사면 3개월 내에 2배가 된다" 느니, "이 땅을 사면 1년 안에 5배가 오른다" 하는 말에 넘어가는 사람을 본다. 나는 그런 경우 이렇게 대답한다. “네가 사라. 달러 빚을 내서라도.”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내가 접하는 정보는 가장 마지막 정보다. 땀 흘려 벌지 않은 돈은 금방 날아간다. 퇴직 후의 삶은 전쟁터다. 그동안 기업이라는 핵우산에서 편히 잘 먹고 잘 살아온 것이다.
필자는 프랜차이즈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했으며 많은 비난과 비판을 했다. 필자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대안 없이 비난과 비판만 하는 사람이다. 본론을 얘기하겠다.
프랜차이즈 본사 운영, 즉 식당 창업을 하려면 두 가지의 노하우를 갖고 있어야 한다. 첫째는 맛의 노하우고, 둘째는 물류의 노하우다. 이게 없다면, 혹은 가질 자신이 없다면 식당 창업은 하지 않는 게 좋다.
맛의 노하우는 남이 흉내낼 수 없는 비법을 말하는데 요즈음은 많이 퇴색됐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벤치마킹을 제대로만 하면) 거의 99% 재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끔 맛의 노하우를 지키기 위해 특허를 받았다고 선전하는 점포를 볼 수 있는데 거의 소용없다. 괜히 돈만 버리는 짓이다. 왜냐하면 맛의 변화 없이 재료를 조금만 바꾸면 특허에 저촉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필자도 연기, 냄새 잡는 무연기구를 특허 받아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거의 똑 같이 만들어 실용신안을 신청해서 팔고 있었다. 고소해 법적으로 대응했지만 시간과 돈만 들고 결론이 잘 나질 않기에 그냥 포기한 기억이 있다.
물류의 노하우가 어찌 보면 핵심 노하우일 수 있다. 나만이 가장 싸게 대량 구매가 가능한 노하우를 의미한다. 필자도 오잉크(Oink) 운영 시 돼지 한 마리에 200g밖에 안 나오는 뽈살을 월 1톤씩 엄청 싸게 구할 수 있는 거래처를 확보했기에 가맹 사업을 할 수 있었고, 가맹점 장악력도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연기와 냄새 안 나는 무연기구도 전국에서 팔라는 전화가 빗발쳐도 가맹점에게만 설치해줬다. 나중에 뽈살 구하기 위해 고생한 얘기와 무연기구 만드느라 고생한 얘기를 하도록 하자.
횟집에서 싱싱한 횟감을 정말 싸게 파는 집은 동생이 어부라 하고, 고깃집에서 A++등급을 싸고 푸짐하게 파는 집은 장인이 마장동에서 도매업을 한다고 한다. 다 물류의 노하우를 쥐고 있는 것이다.
식당 창업 전에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잘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맛에 둔감하고 줄 서는 식당은 짜증나고, 손님이 별로 없어도 조용하고 푸짐하게만 주면 만족해 한다면 당신은 식당을 창업할 기질은 아닌 것 같고, 프랜차이즈 가맹점 쪽으로 알아보길 권한다. 프랜차이즈도 잘 고르면(프랜차이즈 10계명 참조) 회사 다닐 때보다 스트레스 덜 받고 돈도 더 벌 수 있다. 식당은 아니지만 레드오션 프랜차이즈인 편의점, 피잣집은 피하길 바란다. 편의점은 필자가 위장 취업을 해 경험해 봤지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절대 아니다. 이건 추후 다시 설명하기로 하자.
미각도 있고 진취적인 사람이라면 직접 창업을 권하고 싶다. 미각은 별로 없더라도 진취적이면 도전 정신만 있으면 된다. 주변에 미각이 발달한 친구의 도움을 받으면 되니까. 프랜차이즈보다 조금 더 고생하지만 비용을 훨씬 적게 들여 수익을 훨씬 많이 낼 수 있기에 창업을 권하고 싶다. 이후 창업에 대하여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왜 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식당 창업을 권할까? 잘만 하면, 대박집만 되면 정말로 돈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최상위 포식자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을 번다. 여러분들도 그렇게 되길 바라면서 이 글을 쓴다.
첫째, 맛으로 승부하는 식당을 창업하자. 맛 집은 줄을 서서 기다리지만 호프집은 자리가 없으면 다른 곳으로 간다. 노래방도 방 없으면 다른 곳으로 간다. 특히 노래방은 장치 사업이라 시설만 잘 해 놓으면 이익률이 높긴 하지만 3차에 들르는 경우가 많기에 술 취한 진상 손님을 접하는 경우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둘째, 최상위 포식자가 되자. 유학도 갔다 오고, 이연복 쉐프 밑에서 10년간 밑바닥부터 배워서 최상위 포식자가 되는 방법이 있는데 퇴직자의 나이가 40대 중반에서 50대 후반이라고 보면 언제 그 짓을 하겠는가? 앓느니 죽겠다.
방법은 있다. 모든 요리를 잘 하는 쉐프가 될 필요가 없다.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고 싶다. 성공하는 아이템들을 보면 우리가 무심코 넘기는 것들, 당연히 그렇지 하는 것들을 조금만 개선을 하든지 파격으로 가든지 하면 반드시 성공을 한다. 예를 들면 주병진의 칼라팬티(보디가드)가 그렇다.
주병진 이전에는 속옷은 청결해야 하기에 면이어야 되고 흰색이어야 하는 게 당연시 여겨지던 때다. 쌍방울과 독립문이 양분하고 있는 거대 시장을 봤고 파격으로 칼라팬티를 들고나와 대성공을 거뒀다. 이후 의사 가운과 간호사 가운도 분홍색이나 베이지색도 등장했다. 깨끗함의 상징인 치약도 흰색이 당연한 거였다가 부광약품의 안티프라그(파란색 치약), 콜게이트의 투 톤 칼라치약의 돌풍을 기억하는가? 물론 안티프라그 치약은 파란색 치약도 신선했지만 이전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프라그의 개념을 설명한 것이 더 큰 성공 요인이라 볼 수 있지만.
선택과 집중! 즉 단품으로 가자는 얘기다. 많은 걸 잘하려 하지 말고 당연시 했던 것들, 불만족했던 것들을 뽑아서 개선하여 제대로 하자는 것이다. 지금은 김밥 전문점, 핫도그 전문점, 닭 강정 전문점들이 성업 중이고 빵집도 식빵만, 단팥빵만, 고로께만 파는 집이 많이 생겨난다. 우리가 당연시 했던 것들, 불만족했던 것들은 많다. 얼큰한 국물에 양파와 오징어 몇 조각과 홍합 조금만 들어 가도 6000원짜리 '짬뽕이 그렇지' 하고 넘어갔다. 물류만 잘 잡으면 프리미엄으로 만들고도 6000~7000원에 팔 수 있다.
냉면도 재료비 대비 너무 비싸다. 좀 유명한 집은 1만2000원 정도이며 비싼 곳은 1만5000원까지 한다. 양이 많은 사람은 6000원 정도 하는 사리를 시켜야 하거나 두 사람의 경우 수육이나 빈대떡을 시킨다. 점심 한 끼로 너무 비싸다.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밑 반찬도 무채 정도다.
1만 원 정도 받으면서 밑반찬을 주자. 조그만 빈대떡과 육수 만들고 남은 고기도 썰어 주자. 이렇게 해도 재료비 40% 안 넘어간다. 푸짐한 식사 한 끼를 제공하자. 가성비를 높여보자. 단 냉면의 맛은 최고로 해야 한다. 분당의 신흥 강자로 부상한 냉면집은 1년 동안 전국 유명 냉면집을 돌아다니며 최적의 맛을 찾아 대박집이 됐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제 맛의 노하우는 노하우가 아니다. 벤치마킹만 잘 해도 되고 TV의 맛집 프로에서 맛의 비결들이 거의 노출된다. TV 볼 때 드라마나 스포츠, 뉴스만 보지 말고 맛집 프로그램을 열심히 보자. “맛이 없으면 엄마가 식당을 해도 아들이 안 간다”는 말이 있다. ‘욕쟁이 할머니 집’도 맛은 없으면서 “니가 갖다 쳐 먹어라” 하면 빈정상한다. 맛이 있으니 미친 할머니 취급 안 받고 푸근한 외할머니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제일은 사랑이듯이 청결과 친절과 맛 중에 제일은 맛이다. 핫도그도 얼마든지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쏘시지만 넣지 말고 모짜렐라 치즈, 떡, 햄 등 많은 재료를 넣을 수 있으며 소스도 케찹이나 설탕만 찍어주지 말고 10가지 이상 개발이 가능하다. 튀김 옷도 쫄깃함을 위해 찹쌀 가루, 쌀 가루를 써보자. 두 가지를 혼합해도 좋고.
사무실 근처에 40년 전통의 콩국수 집이 있다. 여름이면 11시30분부터 장사진을 이룬다. 필자는 짜증이 난다. 오이 채나 토마토 등의 고명도 없이 그냥 콩물만 부워 주면서 1만 원을 받는 것이다. 물론 콩물이 걸쭉하기는 하지만 1만 원은 너무 비싸다. 가성비가 너무 떨어 진다. 조금만 개선해보자. 콩만으로 콩물을 만들지 말고 땅콩으로 콩물을 만들어 고소함을 더 높여 보자. 아니면 잣, 호두, 땅콩을 다 사용하여 최적의 조합을 찾아 보든지. 그러면서 가격은 8000원으로 내려보자.
단품은 아니지만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걸 소개하겠다. 횟집의 예를 들면 광어, 우럭을 기본으로 해서 3~4가지 생선을 추가하고 모둠회에 밑반찬 많이 주는 횟집도 싸고 싱싱하면 그런 대로 장사가 되지만 제철 해산물 이벤트를 시행해 보자. 제철 해산물 이벤트를 시행하는 곳도 여러 곳 있으나 제대로 해보자는 거다. 2~3월이 가장 맛있는 숭어, 4~5월이 제철인 키 조개, 봄 도다리, 봄 주꾸미 가을 낙지, 여름에는 성게 알, 물회(단 육수를 연구해서 풍성한 재료로 비주얼만 신경 쓰지 말고 맛도 최고로 만들다.) 가을에는 전어와 생 새우 소금구이, 석화구이와 생굴 및 굴 전, 겨울이 되면 대 방어와 과메기…
지역별로 맛있는 식 재료를, 맛이 가장 좋은 시기에 산지로 찾아가서 싸게 구입해 이벤트를 시행해보자. 동해 단새우, 벌교 꼬막, 통영 굴, 장흥 키조개, 기장 멸치회... 업그레이드 가능한 건 얼마든지 있고, 조금만 개선하면 대박 날 아이템은 많다.
<Guardian Korea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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