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외식업 스토리 (4)프랜차이즈 선택 10계명

김진석 승인 2018.12.19 09:08 | 최종 수정 2018.12.19 13:27 의견 0
김진석 상무
김진석 상무

전편에서 프랜차이즈의 현실에 대하여 살펴으니 이제는 좋은 프랜차이즈를 고르는 요령을 살펴보자. 이것은 요령을 넘어 망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새기고 지켜야 할 규정이나 계명(誡命)이라고 할 수 있다. ​

프랜차이즈 선택 10계명

1. 저가형은 피하자​

저가형 프랜차이즈는 피하는 게 좋다. 저가형 고기집은 성공하기가 힘들다. 과거 ‘장비'라는 돼지고기집이 있었다. 돼지 갈매기살 한 근에 1만 원이었는데 고기도 맛있고 가격도 저렴해 괜찮았지만 지금은 거의 없어진 브랜드다.

왜 없어졌을까?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2만 원 정도면 2~3명이 술 한잔할 수 있는 시스템인데(고기 한 근 1만 원, 소주 3병에 9000원) 테이블 당 2만 원으로는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저가라고 직원을 적게 쓸 수도 없는 것이고 고기집의 특성상 부재료(상추 깻잎 소스 파무침 마늘 고추 김치)도 상당히 나가야 하기에 재료비와 인건비 부담이 크다. 저가매장이라고 임대료가 싼 건 아니어서 이익 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는 가맹점에 손님이 바글바글한 것만 보여 주면 가맹점 유치가 수월하기에 과거 5년 전까지는 유행한 프랜차이즈였다.

하지만 저가형이라고 다 실패하는 건 아니다. 성공 사례가 있다. ‘미스 싸이공’ 이라는 쌀국수 전문점이다. 쌀국수 3900원, 볶음밥 3900원이니 주변 쌀국수 집보다 50%~70% 저렴한 가격인데도 상당한 이익을 내며 성공하고 있다. 비결은 간단하다.

첫째, 인건비를 대폭 줄였다. 홀에 직원이 없다. 자동판매기에 결재하면 주방의 포스로 전달되어 바로 조리에 들어간다. 추가 반찬도 없다. 단무지와 육수뿐인데 그마저도 셀프다. 주방인원도 전원 베트남인을 쓴다. 최저 임금도 많이 올랐지만 우리나라 사람보다 낮은 임금에 고용할 수 있다.

둘째.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관리가 용이하다. 자판기에서 카드, 현금 모든 게 처리가능 하기에 금전 사고도 없고 포스 전표와 매출 전표만 맞춰 보면 되고, 재고와 매출의 상관관계만 따져보면 되기에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투자만 해놓고 폐점시간에 돈만 챙기러 가면 되기에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다.

과거에 오잉크 가맹점주들을 보면 처음 오픈하고는 2개월까지는 5~10kg 정도 몸무게가 빠진다. 안 하던 육체노동에 긴 근무 시간과 허둥대면서 받는 스트레스로 거의 다 체중이 준다. 2개월 정도 지나면 가게도 안정되고 가맹점주도 바이오리듬을 되찾기에 서서히 자신의 옛 몸무게를 회복한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다니니까 아시겠지만 쌀국수를 1만 원 이상 받을 만큼 절대로 비싼 음식이 아니다. 재료비 대비 비싼 음식은 많다. 소문난 냉면집들, 스파게티집들, 일본라면집들... 재료비가 많이 안 드는 쌀국수에 모든 거품을 다 빼고 가맹점주들이 스트레스 덜 받고(본인이 직접 현장에서 뛸 필요 없고 마감 시 돈만 챙기면 된다. 단, 주방에서 일하는 베트남인 관리는 해야겠지만) 돈 벌 수 있는 ‘미스 싸이공’ 같은 프랜차이즈는 계속 발전할 것이고 또한 새로운 아이템에도 접목이 될 것이다.

2. 신생프랜차이즈는 검증기간을 갖자

수많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생겨났다가 1~2년 안에 없어지는 프랜차이즈가 많다. 처음에 들불처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주들에게는 치명적이다. 또한 기존의 이름 있고 괜찮은 프랜차이즈들은 가맹점이 포화 상태라 신규로 가입하기가 어렵고, 자리가 나더라도 개설 비용이 너무 높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다. 앞에서 왜 개설 비용이 높은지는 충분히 설명했다.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2~3년 안에 거의 없어졌던 조개구이집(최근에 단점을 보완하여 다시 살아나고는 있지만 그 전처럼 폭발력은 없다). 1년 만에 전국에 수백 개의 점포가 문을 열었다 순식간에 사라진 육영탕수육, 용가리 만화방, 안동찜닭, 저가형 소고기 구이집, 해물떡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브랜드들이 반짝하고 없어진다. 물론 여기에는 비양심적인 프랜차이즈 본사가 '오더맨'을 고용하는 경우가 피해가 심각하다. 오더맨에 대해서는 추후 언급하기로 하자.

여기서 우리는 조급함을 버리고 기다려야 한다. 신생 브랜드가 아무리 줄을 서고, 먹어봤을 때 맛있어도 최소 1~2년은 기다려봐야 한다. 1~2년이 지나면 유행도 바뀌고 본사의 본색도 들어 나기에 그때 가맹을 해도 늦지 않는다. 지방에서 유명한 먹거리들이 전국적인 프랜차이즈로 성공하기도 어렵다. 안의갈비찜, 안동찜닭, 언양불고기, 광양불고기... 다들 훌륭한 맛을 가지고 현지에서는 최고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안 먹혔다.

필자는 10여 건의 외식업 관련 특허와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다.
필자는 다수의 외식업 관련 특허와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다.

3. 오너의 평판을 알아보자

좋은 프랜차이즈 본사를 고르려면 오너의 경영 마인드가 중요하다. 우리는 매스컴을 통하여 `미스터 피자`의 오너 리스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똑똑히 봤다. 대한민국 최고의 피자 업체였던 `피자헛`을 넘어섰던 회사가 오너 한 사람의 부도덕함으로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봤다. 오너의 경영 철학이 가맹점주와 본사가 같이 성장하는 다시 말해 가맹점들의 수익을 우선하는 정책을 펴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또 가맹점의 성공을 통하여 본사가 성장하는 것을 경영정책으로 삼고 있는지, 가맹점들의 자본을 필요로 하는 열악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그게 쉽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본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다들 가맹점을 우선한다 하고, 수익이 좋다고 하니 백로인지 까마귀인지 구별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간단하게 체크하는 방법이 있다. 일단은 자본금을 살펴보자. 5000만 원, 1억 정도의 법인이라면 자금력이 약하다고 보면 된다. 최소 5억~10억 원 정도는 돼야 기본적인 법인인 것이다(단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는 논외로 한다).

오너의 평판은 다리품을 팔아서라도 기존 가맹점 점포를 5군데 이상 방문하여 가맹점주에게 직접 물어봐야 한다. 각 점포에는 본사에서 파견하는 슈퍼바이저가 있다. 슈퍼바이저의 역할을 물어봐야 한다. 점포의 어려움을 잘 듣고 해결하는 슈퍼바이저인지 본사 물품을 쓰는지 안 쓰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본사 재고를 밀어내기 하는지 등을 물어 봐야 한다. 슈퍼바이저는 오너의 경영철학이 현장에서 고스란히 들어나는 접점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4. 직영점의 숫자와 폐점률을 살펴보자

안테나 샾으로 1~2개 점포를 가지고 프랜차이즈 본사를 운영하겠다는 것은 자금적인 측면이나 경영의 노하우 측면에서 매우 열악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가맹점에서 거둬들이는 수익보다 직영점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이 훨씬 크기에 운영이 잘 되는 직영점이 많아야 본사가 탄탄하다 할 수 있다.

본사에 방문을 해보면 수익이 잘 난다, 가맹점이 몇 개다, 등 좋은 얘기만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늘어나는 가맹점의 숫자보다는 폐점하는 점포 숫자다. 폐점하는 이유야 많겠지만 장사가 잘되고 본사의 횡포(갑질)가 없다면 굳이 폐업할 이유가 없다. 갑자기 건강이 극도로 나빠졌다든지, 이민을 가게 됐다든지 하는 이유를 빼고는. 기본적으로 장사가 잘되고 본사가 양심적이면 폐점할 이유가 없다.

5. 인수 합병된 프랜차이즈는 좀 더 신중하게 관찰하자

인수 합병이 됐다는 것은 어느 정도 규모가 되고 프랜차이즈 골격이 갖춰졌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끼리의 합병이 아닌 사모펀드에 인수된 경우라면 좀 더 신중하게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사모펀드의 기본 콘셉트가 기업 가치를 높여서 되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기간(짧게는 1년, 길게는 5년)에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가맹점 수를 확장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본사 수익이 덜 나더라도 가맹 조건을 동종업계에서 가장 좋게 하고, 광고도 많이 하며 외형확장에 힘쓴다. 하지만 되팔렸을 때도 그처럼 공격적인 경영이 지속되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6. 브랜드가 많은 프랜차이즈의 본사는 피하자

1~2개의 브랜드가 아니고 5개, 10개가 넘는 브랜드가 있는 본사에는 가맹점을 내지 않는 게 좋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브랜드가 많다는 것은 개설이익이 본사의 가장 큰 수익원이라는 것의 방증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도 쉽지 않은 사업인데 브랜드를 계속 만들면 본사의 집중력 저하로 도태되는 브랜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내가 가맹한 브랜드가 없어지면 내 전 재산이 날아간다. 본사야 충분히 수익을 챙겼기에 잘 안 되는 브랜드 하나 정도야 없어져도 문제없지만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전 재산을 털어 넣어 시작한 사업 아닌가. 특히 은퇴 후에 투자라면 노후는 끔직한 것이다(심한 경우는 장미빛 청사진에 빚까지 얻어 투자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래도 양심적이고 성공한 프랜차이즈인 배배콘 치킨의 경우에도 '닭xx 마을', 'xx갤러리', '올xx떡볶이'등은 안타깝게도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브랜드다. 그나마 본사에서 적절히 잘 보상해 마무리됐다고 듣고 있는데, 그건 특별 케이스이고 대개 가맹점주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다.

7. 유명 연애인을 내세운 프랜차이즈는 되도록이면 피하자

가맹점 모집 광고에 유명 연예인을 내세우는 경우가 있는데 그 연예인이 연기나 노래에 유능한 것이지 음식장사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다. 오히려 제품광고에 유명인을 쓴다면 본사의 자금력도 탄탄하다는 반증이고 제품이 잘 팔려 좋은 일이지만...

위에서 언급했지만 오너의 평판을 살펴야 하는 이유가 유명인을 내세운 제품광고비를 가맹점주들에게 전가시키는 본사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본사와 일정 비율로 분담하는 것은 상생 차원에서 가능한 일이지만 전적으로 가맹점들에게 부담 지우는 본사는 조심하자. 광고비조차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부풀려 본사가 이득을 취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8. 계약을 서두르거나 가계약금을 요구하는 업체는 피하라

사업설명회에 참석하거나 본사를 방문하여 계약을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의만 하려고 하는데 ‘경쟁자가 많다’느니 ‘오늘까지 마감이니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든가, ‘놓치기 아까운 좋은 상권이 있다’는 등의 사유를 들어 계약을 서두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정식 계약 체결 전에 가계약을 유도하면서 ‘가계약금은 항상 환불이 가능하다’며 가계약금을 요구하는 업체는 절대 피해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당일 현장에서의 계약은 실패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이다.

9. 본사를 철저하게 조사하자

예비 가맹점주는 가맹본부에 재무구조/기본구조, 연간매출액, 영업개시일, 직영점 보유 여부, 임원경력 및 직원수, 가맹점수 등을 서면으로 요구할 수 있다. 또한 체인본사에 요구한 정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계약 전 반드시 다음 사항을 철저하게 조사해 두자.

1)자본금이나 부채의 규모 등 신용도
2)마진율
3)인테리어비, 설비조건(본사 설치의 강제 유무)
4)계약 및 해약 조건
5)보증금 환불 조건
6)지역 내 독점영업권 보장 조건
7)반품, 환불 조건 및 A/S 관련 사항
8)신상품 개발 능력
9)본부의 지속적인 교육 및 판촉 사항

아울러 반드시 구두계약이 아닌 문서 계약을 해야만 추후 문제 발생 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10. 가맹 지사나 오더맨을 채용한 프랜차이즈는 조심하자

영남권, 호남권, 충청권 등에 가맹지사가 있는 프랜차이즈는 조심하자. 직영지사와 대비되는 가맹지사는 가맹본사에서 한 권역(영남지사, 호남지사 등)에 수억 원의 돈을 받고 판권을 파는 것이다. 많은 돈을 투자한 가맹지사 입장에서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 무리할 수밖에 없다. 상권이나 입지가 아닌 곳에도 가맹점 개설을 권유하고 많은 부분을 본사 강제 사항으로 넣기 일쑤다.

오더맨 또한 월급제가 아닌 철저하게 가맹점 개설 하나에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수당을 지급하는 구조이다 보니 무리한 가맹점 개설을 시도한다. 가맹지사와 오더맨의 운영은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는 가맹점 수를 일시에 늘릴 수 있는 유혹이 있지만 독이든 성배를 마시는 것이다.

<Guardian Korea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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