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란 우리말로 특권, 특허, 독점판매권으로 표현된다. 사업자(Franchisor: 가맹본사)가 다른 사업자(Franchisee : 가맹점)와 계약을 체결하고 자신의 상호, 상표, 영업의 상징 및 경영의 노하우(Know-How)를 이용해 동일 이미지 아래 상품의 판매와 여타 사업의 권리를 부여한다. 한편 가맹점(Franchisee)은 그 보답으로서 일정의 대가를 지불하고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해서 사업자(Franchisor)의 지도 및 지원 하에 사업을 한다. 프랜차이즈란 이 같은 프랜차이저(사업자, 가맹본사)와 프랜차이지(가맹점주)의 관계 속에서 행해지는 사업 형태를 말한다.
왜 우리나라에는 맥도널드, 피자헛 같은 세계적인 먹거리 프랜차이즈가 없을까? 물론 토종 브랜드 중에 꽤 성공한 브랜드도 있고 해외 지사도 많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피자헛이나 맥도날드처럼 단일 품목(오해 없길 바란다. 햄버거, 피자처럼 단일 메인 품목을 의미함. 감자튀김, 콜라, 샐러드 등의 서브메뉴는 그야말로 서브임)의 프랜차이즈가 한국에는 없다는 것이다.
없을 수밖에 없다. 왜 그럴까? 그 궁금증을 해소하려면 먼저 프랜차이즈 시스템부터 이해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맛의 노하우, 경영의 노하우, 마케팅의 노하우 등을 전혀 경험이 없는 가맹점주들에게 전수하거나 지도하여 브랜드 파워를 키워 서로가 윈윈(win-win), 상생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실정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가맹점주가 아무리 싸게 사도 100원인 물품을 본사는 대량 구매가 가능하기에 70~80원에 사서 90원에 가맹점주들에게 공급하는 게 순기능인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110원에 공급한다. 갑의 지위를 이용한 횡포인 것이다. 물론 본사의 입장에서 관리직원 인건비, 물류비 등의 이유를 들지만 잘못된 경영관이다. 프랜차이즈의 기본을 망각한 자세다.
프랜차이즈의 이익구조는 3가지로 분류할 수가 있는데 첫째가 개설이익이고 둘째가 물류이익이며 셋째가 로열티이다.
위에서 물류이익에 대해서는 잠깐 언급이 있었는데 부언하자면 가맹점주 입장에선 본사 공급제품의 가격에 불만을 품으면 슈퍼바이저(추후에 자세히 설명할 예정)의 눈을 피해 본사 물품을 안 쓰고 본인이 직접 구매하기 시작한다. 물론 계약서에 본사 물품을 안 쓸 경우 위약금 규정이 있지만 가맹점주 입장에선 이익극대화를 위해서 본사의 눈을 피해 그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그럴수록 본사에 대한 불신과 불평은 더 늘기 마련이다.
개설이익은 가맹점 하나 개설할 때 발생하는 이익으로 인테리어비, 집기비품비, 가맹비 등에서 본사가 이익을 남기는 것인데,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선 가장 매력적인 수익 창출원이다.
프랜차이즈 표준약관에는 인테리어를 본사가 강제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곳은 인테리어나 집기부품을 본사에 맡길 수밖에 없다. 여기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폭리를 취하는 것이다. 인테리어의 경우 가맹점주가 직접 하면 평당 150원인데, 본사는 평당 300원을 받는 게 예사다. 물론 본사는 ‘매장의 동질성(똑 같은 분위기, 똑 같은 재질)을 위해서는 지정업체가 해야 하고, 고급 재질로 제대로 하니까 비싸다, 그렇게 따질 거라면 하지 말라’고 한다.
더 웃기는 건, 본사가 믿고 맡기라던 지정업체에게는 평당 150원도 안 주고 110원~130원 정도만 준다는 것이다. 인테리어 사장 입장에서는 안정적 일감을 확보할 수 있고 부도 위험이 적은 어음이나 현금 결재이기 때문에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하는 게 낫다. 40평 정도의 가게를 오픈하면 본사는 5000만 원~1억 원 가까운 이익을 남기는 셈이다.
바로 여기서 우리나라 외식업 프랜차이즈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것이다. 큰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하나 론칭하면 1년에 50여 개의 가맹점이 개설되는데, 본사는 수십억 이상의 순이익(매출이 아니고 순이익)을 가볍게 올린다. 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자꾸만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이다.
위의 얘기는 5년여 전까지 횡횡하던 갑의 횡포였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정부의 규제, 똑똑한 소비자가 주요 역할을 한 덕분이다. 인테리어비도 터무니 없는 평당 300백 원은 없어졌고, 평당 150원~170원 정도로 현실화했다(여기서도 평당 30원~50원의 이익은 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좋아진 게 아니라 좋아진 것처럼 보일 뿐이다. 다른 곳에서 수익 창출이 가능해졌기에 큰 수익을 포기하고(정부의 규제가 가장 큰 요인이지만) 합리적인 프랜차이즈인 척 하는 것이다.
카드매출이 대부분인 데다 현금영수증 발행이 늘면서 매출이 거의 노출되기 때문에 과거에 못 받던 로열티를 징수하고, 환급이 안 되는 가맹비를 세분화(가맹비, 시장조사비, 교육비)하여 더 챙기고 있다. 어떤 곳은 개설비용 자료도 홈페이지에 올리지 않고 사업 설명회에서만 정보를 준다. 영업기밀도 노하우도 아닌데, 예비 가맹점주들을 시간과 경비 들여 먼 길 오게 하는 저의가 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익의 몇%가 아니고 매출의 몇%이기 때문에 가맹점 한 곳에서 2년이면 과거 폭리를 취했던 개설이익의 차액을 충분히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집기비품, 간판 등 가맹점주들이 모르는 부분에서 얼마든지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프랜차이즈 계에서 가장 핫한 A씨는 방송 활동을 접어야 한다. 요리 못하는 주부들이 쉽게 요리 할 수 있게 하고 요리에 관심을 갖게 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A씨의 프랜차이즈는 브랜드가 너무 많다. 초기 브랜드 중에 살아남은 점포가 몇%나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골목상권의 한심한 가게들을 컨설팅하며 가게를 살려내고 한 명의 자영업자의 인생을 바꿔주는 훌륭한 일도 하는 순기능도 많지만 그 정도 컨설팅할 전문가는 많다.
방송사 입장에서 보면 요리도 잘 하면서 다양한 프랜차이즈를 성공시켰고 푸근한 인상에 좋은 입담 등 방송에 적합한 인물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A씨의 프랜차이즈에 가입하면 망하지 않고 돈을 많이 벌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나는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다. 브랜드가 많은 프랜차이즈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더 정확하게 애기하면 가능하면 가맹 계약을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끝으로 프랜차이즈 이익 구조 가운데 세 번째인 로열티인데 앞에서 잠깐 언급이 있었지만 부언 하자면 로열티는 우리나라에서는 쉽지 않은 구조였지만 이제는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로열티란 매출액의 일정%를 매월 본사에서 떼어가는 구조인데 보통 매출의 3~4% 정도로 가맹점이 많은 프랜차이즈 본사는 매월 안정적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으니 가장 큰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요즘은 매출이 거의 다 노출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가맹점주들이 매출에서 일정액을 떼는 것에 거부감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로열티 제도는 쉽지 않은 시스템이다. 하지만 본사의 브랜드 파워가 있고 장사만 잘 된다면 가맹점주들의 거부감도 줄어들 것이다. 로열티는 건전한 프랜차이즈를 위해선 꼭 필요하다. 현재 시행 중인 곳도 적지 않고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집 주변이나 사무실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 있어’가 로열티를 받고 있지만 큰 문제없이 잘 운영되고 있는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슈퍼바이저(supervisor, 관리, 감독자라는 뜻)를 두고 가맹점들의 경영지도 등 가맹점 매출 극대화에 힘쓴다. 회사 매뉴얼대로 가게를 운영 하는지 점검하며(서비스 매뉴얼, 주방 매뉴얼, 기계/기구 사용 매뉴얼, 교육 매뉴얼 등을 제대로 갖춘 토종 프랜차이즈는 많지 않다. 외국 브랜드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빵 위에 뿌려지는 참깨의 숫자까지도 매뉴얼에 명기되어 있다.) 가맹점주의 애로 사항이나 건의 사항 등을 본사에 전달하는, 가맹점주와 최접점의 본사 직원인 것이다.
그러나 많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훌륭하지는 않더라도 제대로 된 슈퍼바이저를 두고 있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경영지도라는 게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경제상황, 상권, 가맹점주의 성향, 경쟁업소의 현황 등 복잡하며 변화무쌍하다. 창업주 정도의 지식과 안목이 있어야 제대로 된 경영지도가 가능한 것이다. 저보고 슈퍼바이저를 하라 해도 70점 정도의 역할밖에 못 할 것 같다. 본사의 매뉴얼대로 충분히 교육하고 훈련해서 내보낸다고는 하나 전문성이 많이 떨어진다.
이러다 보니 슈퍼바이저가 하는 일이 가맹점 감시인으로 전락하기 쉽다. 본사 물건은 잘 쓰는지, 몰래 다른 곳에서 싸게 사다 쓰는 건 없는지 감시하게 된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슈퍼바이저의 방문이 반가워야 하는데 귀찮고 부담스러운 것이다. 본사 입장에서도 본사 경영방침에 잘 따르지도 않고, 늘 불평불만만 하는 가맹점주는 골칫거리고 여긴다.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현장 최일선에서, 가맹점주와 최접점에서 일하는 슈퍼바이저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Guardian korea 상무 >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