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외식업 스토리 (2)퇴직자의 현명한 선택은?

김진석 승인 2018.12.12 00:08 | 최종 수정 2018.12.12 00:27 의견 0
돼지특수부위 전문점 오잉크(O-ink)의 후속으로 개발한 필자의 '고기' 브랜드도 대박을 터뜨려 방송을 많이 탔다.

자의든 타의든 퇴직을 한 후에 굳이 식당을 하고 싶다면 두가지 선택에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직접 창업을 할 것인가, 프랜차이즈 본사에 가맹점을 낼 것인가.

일단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장단점을 살펴보자. 장점으로는 개업까지의 시간과 노력이 경감되며, 프랜차이즈 본사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광범위한 정보와 자료를 활용 할 수 있다. 또한 브랜드에 의한 고객의 신뢰도를 얻을 수 있으며 실패율이 직접 창업보다 상대적으로 조금 낮다.

단점으로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통제로 가맹점주의 창의성이 제약되며, 독자적인 상품구입에 제약을 받게 되고 또한 신상품 개발 자유가 제한되며, 계약기간 중 탈퇴의 자유가 제한되고 계약 종료 후에도 수년간 같은 업종의 개업이 제약된다.

식당 운영에 필요한 능력은 메뉴와 가격을 정하고, 재료를 조달해 관리하고, 음식을 조리하고,가게를 운영하고, 손님을 응대하고, 잠재적 고객에게 홍보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같은 능력에서 기술과 노하우를 갖춘 자영업자라면 프랜차이즈와 경쟁해도 이긴다. 이연복 셰프처럼 유명 셰프가 하는 식당이나 입소문이 난 맛집, 단골이 많은 동네 빵집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이러한 능력이 없으면 이 모든 것을 프랜차이즈 본사에 맡기는 대신 자본과 노동력을 제공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다.

프랜차이즈 창업은 어느 정도 자본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직접 창업보다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도움을 받기에 편하긴 하지만 자본이 많이 든다. 그 이유는 추후 프랜차이즈를 설명할때 자세히 얘기하기로 하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영업상 재량권이 없다. 어디서 무엇을 얼마에 팔지를 본사가 정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사장님이 아니다. 종속적 자영업자다. 가맹점주들이 본사와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식업은 진입 장벽이 낮기에 쉽게 창업하고 쉽게 망한다. 퇴직자들의 연령대가 40대 중반 ~ 50대일 텐데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충분한 준비와 철저한 연습과 본인의 과거 지위를 털어내는 환골탈퇴가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우스운 애기 하나 하겠다. 쌍용화재 다닐 때 내 차가 소나타였다. 아파트 경비 아저씨가 쌍용 부지점장 출근한다고 이중 주차한 차를 밀어 줬다. 식당을 할 때는 그랜저를 타고 다녀도 인사하거나 차를 밀어 주는 일이 없었다.

이처럼 장사를 하면 주위 시선이 회사 다닐 때보다 많이 달라진다, 낮은 쪽으로.

외식업 생태계를 살펴보면 최상위 포식자는 유명 셰프나 입소문 난 맛집 등이고 다음 포식자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이다. 최하위 계층은 문제가 많은 프랜차이즈에도 밀리는 일반 자영업자들이다. 일반 자영업은 월 소득 220만 원, 프랜차이즈는 229만 원이다. 2014년 기준 일반 업소와 프랜차이즈 가맹업소의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일반 업소의 3년 생존율은 58.4%로, 프랜차이즈 가맹업소(73%)보다 14.6%낮았다.

자 선택은 독자들의 몫이다. 철저한 준비와 환골탈퇴 없이 막연히 식당을 열어 최하위 계층에

속할 것인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열어 숨만 쉴 것인가. 물론 프랜차이즈를 잘 고르면 최상위 계층인 대박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돈은 벌 수 있다(이것도 인생 2막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추후 프랜차이즈 고르는 요령과 프랜차이즈의 문제점에 대하여 자세히 다루기로 하자.

김진석 상무

끝으로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를 뒤돌아보기 바란다. 전산실장으로 퇴직해서 컴퓨터에는 익숙하나 사람 만나는 게 자연스럽지 않다든가, 관리직에만 있었다든가, 구매업무만 해서 갑의 지위가 익숙하다든다 하는 분들은 식당 창업을 보류하길 바란다. 난 카운터에 앉아서 계산만 하고 직원들 관리만 잘 하면 되지, 내가 술은 좀 하니까 직원들 회식 자주 하면서 격려 잘 하면 되는 거 아닌가.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재료 다 갖다 주고 슈퍼바이저가 경영 지도도 해주는데 뭐가 문제야 등은 위험한 생각이다.

절대 식당 운영은 간단한 게 아니다. 사장인 내가 모든 걸 다 해결해야 하는 종합 예술이다.

제가 가맹점들을 내주면서 느낀 건데 점주의 성향에 따라 매출 차이가 많이 났다. 물론 상권에 따라 매출 차이는 날 수 있으나 그 상권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달랐다. 그 골목에서 1등하는 점포가 있는 반면 중간 밖에 못 하는 가게가 있었다. 내가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도 개선이 안 됐다. 가맹점주가 카운터에만 앉아 있고 솔선수범 하지 않은 것이다.

영업하셨던 분들이 서비스 마인드도 좋고 잘 했던 기억이 있다. 아르바이트도 편의점, 커피숖에서 아르바이트한 학생보다 닭갈비집에서 일한 학생이 훨씬 훌륭했다.

<Guardian Korea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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