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다 너 때문이야!
간밤에 기러기가 울고 간 것도 코스모스 너 때문이다. 잠자리 날개에 설움이 어리는 것도 너 때문이다. 바람의 가지 끝이 차가워진 것도, 유모차 끌고 가는 저 할머니의 허리가 다시 바로 펴지지 못 하는 것도 코스모스 너 때문이다. 내 마음이 허랑하고 서러운 것도, 송이송이 서러움이 맺히는 것도 너 때문이다.
이 가을, 이 땅에 피어나는 슬픔은 애오라지 코스모스 너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또 다시 코스모스
혼자라도 좋다. 기다려도 좋다. 바람이 불어도 좋고 꽃잎이 조금 찢어져도 좋다. 누군가 오래오래 바라보다 눈물이 번져도 좋은 너는 이 가을의 프리마돈나, 그리움을 풀어내는 실타래니까.
<시인, 소설가 / 2018년 해양문학상 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