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수 시인의 명촌리 사계(四季) 154 가을의 길목 - 괭이밥, 나도 예쁜 꽃

이득수 승인 2021.09.09 13:09 | 최종 수정 2021.09.13 16:49 의견 0
괭이밥
괭이밥

전에 이질꽃을 발견했을 때 또 하나 예쁜 꽃이 바로 옆에 피어 있었습니다. 역시 매우 작고 노랗고 동그란 꽃송이에 사랑초나 클로버처럼 세 개의 물방울이 뭉친 것 같은 동그란 이파리 사이에는 조그맣고 길쭉한 꼬투리에 새까만 씨앗이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꽃 이름을 검색한 결과 ‘괭이밥’이라는, 이번에도 그리 멋진 이름은 아니었습니다.

‘괭이밥’이라면 고양이가 즐겨먹는다는 말인데 육식동물인 고양이가 잎이나 씨를 먹을 수도 없지만 모래알보다도 작아 거의 먼지 수준인 그 씨를 어떻게 먹을 수 있을지, 아무튼 옛사람들이 이름을 지을 땐 무슨 이유가 있긴 있었을 텐데 거, 참 알 수가 없습니다.

<시인, 소설가 / 2018년 해양문학상 대상 수상>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