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컬처 : 유튜브는 왜 항상 이기는가
지은이 : 케빈 알로카(유튜브 문화 및 트렌드 매니저), 엄성수 옮김
서평자 : 이운형(인천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광고홍보학 박사) [fineblue@inu.ac.kr]
우리는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비디오로 기록하고 보존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비디오는 깊은 정서적 공감을 통해 사회 변화를 이끌어낸다. 그리고 우리는 비디오를 통해 사람들 및 경험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는다. 비디오가 갖고 있는 이러한 잠재력이야말로 우리가 새로운 현실 속에서 아주 조심스럽게 나아가야 하는 이유들 가운데 하나이다. (193p.)
유튜브는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영상 미디어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소비되고 있는 지금, 그 중심에는 유튜브(YouTube)라는 거대한 플랫폼이 있다. 연간 모바일 앱 사용시간 1위라는 수치를 굳이 들지 않아도 요즘 초등학생들이 희망하는 인기 직업이 유튜버이고 정치계에서도 유튜브 열풍이 뜨거운 것을 보면 유튜브에서 일어나는 문화적 현상은 계속적인 현재 진행형이면서 우리 사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유튜브는 어떻게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가? 이 책에서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2005년, 누구나 비디오를 업로드하고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지극히 단순한 의문에서 출발한 유튜브는 10년이 지나 이제는 매일 수십억 회의 비디오가 시청되고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이트 중 하나가 되었다. 유튜브에서는 누구나 비디오를 만들고 보고 공유할 수 있으며 이런 민주적인 배분의 힘이 유튜브가 가지고 있는 가장 혁신적인 부분임을 이 책은 짚어내고 있다.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형태의 미디어 환경은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거대 기업이 아닌 개인들이 주도하는 형태의 대중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의 문화 및 트렌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유튜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문화적 현상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그 원인과 결과를 분석한다
모두 12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제1장에서 유튜브의 탄생, 조회 수 측정과 추천 알고리즘, 강남스타일 열풍의 분석부터 시작하여 제2장에서는 유튜브 광고에 대한 이야기, 제3장에서는 유튜브를 이용한 교육 비디오에 대한 내용 등 그동안 유튜브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비디오와 유튜브로 스타가 된 사람들의 사례 위주로 유튜브에서 나타난 문화 현상들과 그로 인한 유튜브의 진화 과정을 심도 있게 담아내고 있다.
이 책에는 비디오의 장르별로 여러 사례가 소개되지만 특히 제6장은 유튜브가 가지고 있는 사회 정치적인 면을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디지털미디어에 의해 모든 것이 기록되는 시대에 비디오가 어떻게 역사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는데, 웹 비디오가 정치적 무기화된 첫 번째 사례인 미국 상원의원 조지 앨런의 인종 차별 말실수와 ‘아랍의 봄’을 촉발시킨 시민들의 시위 촬영 비디오 등의 내용이 다뤄지고 있다. 유튜브는 원래 이런 기록 비디오를 통해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거나 권력 남용이나 사회 부조리에 대해 알리는 용도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며 사람들이 그렇게 사용할 뿐이다.
오늘날 개인이 촬영하여 웹에 업로드한 목격자 비디오들은 선거운동의 판세를 뒤집고 권력의 지형을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유튜브의 이러한 힘은 무엇인가를 기록하는 데서가 아니라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는 능력에서 나온다고 이야기하며, 미디어의 책임감 있는 사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비디오에 대한 공감과 공유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그 신뢰성을 검증할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하는 부분은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사회적인 신뢰에 대한 문제와 맞물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성공적인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과 자신이 만든 비디오를 어떻게 히트시켜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내용을 자신의 입장에 맞춰서 분석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책의 주된 내용은 그동안 유튜브에서 성공했던 비디오의 사례들을 광고와 홍보, 정치, 사회운동,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종류별로 알려주고 설명을 하는 데 집중되어 있으며 그 현상들을 이해하고 각자의 해답을 찾아내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빅 히트작에 대한 몇 가지 공통적인 법칙은 작동하지만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는 비디오가 왜 그렇게 인기를 얻게 되는지에 대한 해답이 명쾌하게 제시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는 해도 유튜브의 역사와 함께하는 그 사례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다.
책머리에서 저자는 호기롭게 “외계인이 우리 지구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면 구글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면 유튜브를 보여줄 것이다.”라고 외친다. 이 말은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유튜브는 인류 역사상 가장 방대한 문화 데이터베이스인 동시에 인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거대하고 복잡한 실험의 장이며 저자가 책 안에서 여러 번 강조하듯이 결국 유튜브 컬처의 핵심은 유튜브를 통한 인간들 간의 연결에 있는 것이니 말이다.
# 이 서평은 국회도서관의 승인을 받아 '금주의 서평'을 전재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www.nane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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