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357)굴비의 고장에서 알게 된 사실들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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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3 15:46 | 최종 수정 2021.01.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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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둘 – 23. 굴비의 고장에서 알게 된 사실들
영광(靈光)읍에서 직행버스를 타니 10분도 안 되어 법성포다. 내리자마자 짭쪼름한 굴비 냄새가 은은하다. 갯펄 위 다리 건너 도로명이 굴비로다. 영광군 법성면 갯벌가는 굴비식당 굴비상점이 즐비하다.
굴비는 고려시대 이자겸이 나름 기획창의해 만든 단어다. 법성포로 유배와서 말린 조기를 외손자 인종에게 진상하며 굴비(屈非)라 썼다. 굴하지 않겠다는 굴비의 의지는 이어졌다. 이씨가 왕이 된다는 인주 이씨 이자겸의 포부는 300여 년 후 전주 이씨 이성계로 넘어가 실현된다. 이자겸은 굴비세계를 창조했다.
그런데 굴비의 고장 법성포에서 말려지고 있는 물고기는 거의 부세란다. 참조기는 잘 안 잡힌단다. 참조기와 부세는 같은 민어과에 속하지만 종이 다르다. 생김새가 다르다. 30cm 이상 길다면 몸값이 10배 이상 차이다. 맛도 다르다.
굴비정식을 시켰다. 15cm급 작은 굴비가 나왔다. 머리에 마름모꼴 무늬가 박혔다. 어린 참조기를 말린 굴비다. 여기서 겨우 조금 알게 된 것 갖고 아는 체하니 가소롭다. 뭘 안다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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