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360)기획 후의 창의가 아닌 기획창의

박기철 승인 2021.01.16 16:43 | 최종 수정 2021.01.18 20:00 의견 0
하나로 묶일 수 있는 기획과 창의
하나로 묶일 수 있는 기획과 창의

열둘 – 26. 기획 후의 창의가 아닌 기획창의
예술철학과 미학을 전공한 선배 교수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기획과 창의는 다 엇비슷한 뜻일 텐데 기획창의가 뭐지요?”

이 질문을 받고 내 사고방식이 전통적 광고 패러다임에 머물렀으며 더 나아가 그 방식이 보편적 일반적 절대적이지 못함을 깨달았다. 광고회사에서는 무슨 말을 할 것인지(What to say?) 광고방향을 설정하는 기획 후에, 어떻게 말할 것인지(How to say?) 창의적 제작물로 표현하는 순서로 일한다. 기획이 콘셉설정(conception)이라면 제작은 창의표현(creation)이다. 광고회사에서 일했던 나한테 기획→창의라는 공식화 된 순서가 내 머릿속에 고착화 된 건 아니었을까?

예술가들은 기획과 창의를 따로 나누지 않는다. 미대 실기과목인 사고의 전환, 발상과 표현에서는 기획과 창의란 말 자체도 없다. 아무튼 기획 다음에 창의라는 순서로서의 기획창의를 고집할 필요는 없겠다.

다만 뭔가 남달리 끌리도록 콘셉 방향을 설정하는 기획과 동시에 색달리 창의적으로 제작 표현하는 기획창의라고 하면 낫겠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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