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362)큰 머리 큰 생각으로 펼치는 기획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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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8 15:27 | 최종 수정 2021.01.1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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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둘 – 28. 큰 머리 큰 생각으로 펼치는 기획
기획은 때로는 수상한 단어가 된다. 음모 계략 모략 책략조작 사기 등 기회주의적 권모술수처럼 들린다. 하지만 기획은 가던 길을 멈추고 가만히 서서(企) 빅 씽크나 빅 아이디어를 머릿속으로 긋는(劃) 일이다. 이 시대에 횡행 만연하는 전략보다 좋은 말이다. 한자 뜻으로 단어 뜻을 생각하는 한자사고로 전략(戰略)의 뜻을 설명하자면 창(戈) 들고 쳐들어가 남의 밭(田)을 약탈(掠奪)하는 짓이다.
전략의 청각적 이미지가 그럴싸하게 들릴 뿐 전략은 일반인이 쓸 단어가 아니다. 전쟁하는 군인, 경쟁하는 정치인, 운동선수가 쓸 말이다. 실제로 누가 나한테 전략적으로 다가오는 기미가 느껴지면 기분 나쁘다. 하지만 남달리 색달리 누군가의 기획창의한 노력이 느껴지면 끌리게 된다. 머리를 굴리다는 말도 부정적으로 들리기도 하지만 머리는 굴려야 돌아가는 법이다. 머리를 굴리지 않으면 창의도 창조도 창작도 없다. 다만 굴리는 머리가 잔머리라면 곤란하다. 잔머리를 굴리면 그 굴리는 모습이 겉으로 드러나 흉하게 보인다. 큰 머리를 크게 굴리면 큰 생각(big think)이 생긴다. 기획은 이를 위해 하는 일이다. 근사하게 보이려는 연출과도 결이 다르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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