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인문생태시 6 - 최첨단 사과

박기철 승인 2021.05.02 22:32 | 최종 수정 2021.05.02 22:38 의견 0

최첨단 사과

진짜 꽃인 줄 알고 만졌는데
조화造花라면 기분이 별로다

조화인 줄 알고 만졌는데
촉촉한 생화이면 기분이 좋다

진짜 사과인 줄 알고 만졌는데
사과 모양으로 만든 플라스틱 사과
어째 진짜 사과보다 더 먹음직스럽다

생화가 조화같고 조화가 생화같은 세상
진짜 사과보다 더 근사한 인조 사과

Oh~ 인간의 정교한 제조기술력이여
Ah~ 반갑지만은 않은 최첨단 기술력이여

알량한 글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다던데
대추 한 알 붉게 둥글기 위해
태풍 천둥 벼락 등이 그다지도 쳤다는데

하나의 글귀 하나 정하려고
얼마나 많은 썸네일과 시안들이 들볶아졌을까

I NY에 버금가는 강남 스타일 브랜드를 만들라
결국 선정된 MEME WE GANGNAM
제작은 노동이요 결정은 예술이라는데

그토록 수많은 시안들 중에서
왜 저걸로 결정되었을꼬
아무리 보아도 저게 뭔지 모르겠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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