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당 ‘달리’ 인문기행 1 - ‘달리’ 길을 걷다 ①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박선정 승인 2019.02.26 12:37 | 최종 수정 2021.06.29 15:03 의견 0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화장실 인증샷. 이곳은 층마다 화장실의 색깔이 다르다. 화장실에서 인증샷 찍기는 처음이다.
별거 아닌 듯한 작은 아이디어가 큰 재미와 감동을 자아낸다. '달리' 생각하면 다양한 재미와 멋이 나온다. 사진=Tamra Park

인문학당 ‘달리’(소장 박선정)은 지난 11~20일 「‘달리’ 길을 걷다」라는 주제로 개소 후 첫 번째 인문기행에 나섰다. 기행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현대미술관 SF MOMA, 노숙자지원센터 콤파스, 레드우드파크 등지다. 박선정 소장의 간략한 인문기행문을 차례대로 싣는다.

인문학당 ‘달리’ 대표(이행봉 부산대 정외과 교수), 운영위원 원동욱(동아대), 김재현(인제대) 교수와 함께 태평양을 건너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 북부 산타로사(Santa Rosa)라는 도시에 11일 도착했다. 숙소는 인근 머린카운티 공무원인 친오빠 집. 여정의 이동과 가이드 일체를 오빠가 맡아주기로 했다.

앞으로 열흘간의 주요 일정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관람, 시청사 방문 및 시청 공무원과의 면담, 샌프란시스코 노숙자센터 5곳 방문, 스탠포드대학 및 대학 뮤지엄 방문, 와이너리 5곳 투어 등이다.

이튿날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을 방문해 작품들을 관람했다. 명성답게 대단한 작품들을 소유하고 있었다. 앤디워홀, 살바토르 달리, 마르셀 뒤샹, 폴락, 호퍼 등. 이런 대가의 작품들이 눈앞에 즐비하다니!

건물 외관 및 내부 곳곳에서 현대미술관의 이름에 걸맞은 예술적 터치가 느껴졌다. 심지어 이곳의 화장실마저 층마다 색깔이 달랐다. 이 뮤지엄은 유난히 ‘색’의 차별화와 특이성을 강조한다는 느낌이 확 와 닿았다. 화장실조차도 층마다 색깔을 달리해 이용하는 이들에게 심미적 감성을 일깨운다!

화장실 이용한 관람객들 대부분 바로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화장실 앞에서 소감을 주고받았다. 이국에서 그것도 뮤지엄에서 화장실투어를 하고 화장실에서 인증샷을 찍은 건 처음이다.

‘Love comes in many colors’(사랑은 여러 가지 색으로 나온다) 라고 적힌 기념품 가게의 머그컵 글귀에서 그 모티프를 찾았다. 

문득 부산의 현대미술관이 오버랩되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1.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의 외관.마치 커다란 돋보기를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는 느낌? 또는 나비나 잠자리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느낌? 건물 자체가 하나의 설치예술품이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의 외관. 커다란 돋보기로 마치 세상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랄까, 혹은 나비나 잠자리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느낌? 건물 자체가 하나의 설치예술품이다.
사진=박선정
2.한 중국작가의 작품이다. 아마도 유골항아리로 보이는 이 작품에 적힌 글이 아주 인상적이다. 우리가 어느날 예기치 않는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나의 시신을 호랑이가 먹을 것이고 나는 그 호랑이의 배설물 속에 살아있을 것이다.
중국작가의 작품이다. 유골항아리로 보이는 이 작품에 적힌 글이 아주 인상적이다. '우리가 어느 날 예기치 않은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나의 시신을 호랑이가 먹을 것이고 나는 그 호랑이의 배설물 속에 살아 있을 것이다. 자연의 순환 속에서, 그리고 나눔과 희생 속에서 우리는 결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진=박선정
3.게르하르트 리히터가 아내를 그린이것은 그림이다!
게르하르트 리히터가 아내를 그린 '이것은 그림이다'!
4.에드워드 호퍼가 사망하기 전 마지막 네 작품 중 하나, 'Intermission'이라는 제목으로 늘 그러하듯이 자신의 아내를 '노라'라는 가명으로 모델로 그린 작품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인간의 외로움과 소외를 그리는 호퍼의 대표작 중 하나다.
에드워드 호퍼의 마지막 네 작품 중 하나인 'Intermission'. 늘 그랬듯이 자신의 아내를 '노라'라는 가명의 모델로 세워 그린 작품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인간의 외로움과 소외를 그리는 호퍼의 대표작 중 하나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의 또다른 화장실 내부. 화장실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색깔이 고급스럽다. 사진=박선정 

<인문학당 '달리' 소장·영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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