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투쟁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세요!”
동아대 국제대학원 유학생 와이얀요(한국명 준표) 씨 인터뷰
조송현
승인
2021.06.09 17:06 | 최종 수정 2021.06.1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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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쿠데타 발발 이후 군부의 무차별 무력진압이 100일 넘게 계속되고 있다. 민간인 희생이 늘면서 국제사회가 우려를 표명하고 있음에도 불구, 뚜렷한 해결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거주 미얀마 인들은 자체 정례 모임을 갖고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군부 쿠데타 세력에 대한 반대 표명을 호소하고 있다.
동아대 국제대학원 석사과정에 다니는 와이얀요(Wai Yan Phyo, 한국명 준표·25) 씨를 9일 부산 연산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심경과 각오를 들었다.
-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해 지금까지 시민 700~800명이 희생됐다는 보도가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어떤 경로로 본국 소식을 듣고 있나.
▶본국에 있는 친구가 전하는 페이스북을 통해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 가장 우려되는 점은 무엇인가.
▶부모님의 무사하신지가 가장 걱정이다. 2월 초 쿠데타 발발 이후 3월까지는 부모님가 전화통화가 됐다. 문자도 주고받고. 그런데 4월 이후 모든 통신이 끊겼다. 국제전화는 물론이고 인터넷이 끊겨 이메일로도 안부를 주고받을 수가 없게 됐다. 정말 걱정되고 답답했다. 그나마 이달 들어 하루 2시간가량 국제통화가 열린다. 언제 통화가 가능할지 몰라 휴대폰을 수시로 점검하고 통화를 시도해본다. 다행히 어제 7시쯤(한국시각) 가까스로 어머니와 통화해 안부를 확인했다.
부모님과 가족 안부뿐 아니라 국민들의 희생이 계속 늘어 걱정이다. 어린이한테까지 총질을 한다니 너무 불안하다. 얼마 전 수도 양곤에서 1000km가량 떨어진 시골마을 카치(Ka chi)에 군부가 비행기를 동원해 폭격했다는 소식을 친구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았다. 그곳에서는 사람들이 사냥용 총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이 군부에 총으로 대항하자 군부가 아예 비행기를 동원했다는 것이다. 300명가량이 희생됐다고 한다.
- 미얀마 유학생 모임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부산에는 ‘미얀마 민주항쟁 지지·연대’ 모임이 결성돼 매주 일요일 부산역 광장에서 집회를 벌인다. 인원은 80명가량인데, 유학생이 주를 이루지만 일반인들도 있다. 부산뿐 아니라 전국 지역별로 모임을 갖고 있다.
- 한국과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점은 무엇인가?
첫째는 한국 정부와 지자체가 미얀마 쿠데타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주기를 간절하게 호소하고 있다. 둘째, 군부 쿠데타로 인해 미얀마 일부 지역에서는 생계에 곤란을 겪는 곳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곳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해주기를 당부 드린다. 마지막으로 한국 거주 미얀마 인들에게 비자를 연장해주기를 호소 드린다. 해외 유학생들은 거의 모두 ‘군부의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혀 있는 상황이라 귀국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
와이얀요 씨는 2015년 동아대 어학원을 거쳐 5년째 국제전문대학원 석사과정(글로벌통상금융)에 다녔고, 현재 석사 논문을 준비 중이다. 그는 “한국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해 교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며 “그러나 이제 그 꿈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고 한탄하듯 말했다.
와이얀요 씨는 당장 오는 9월이면 비자 기간이 만료되는데 본국에 들어갈 수 없으니 불법체류자로 전락할 판이다. 게다가 군부 쿠데타 이후 송금이 끊겼다고 한다. 70% 장학금을 받는 와이얀요 씨는 나머지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매일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그마저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은 미얀마 유학생들이 대부분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라고 한다.
와이얀요 씨는 “우리 유학생이 겪는 어려움은 조국의 시민들이 겪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며 “우리는 어떻게든 스스로 군부 쿠데타 사태를 해결하고 미얀마를 원래대로 되돌리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마지막으로 부산시민께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응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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