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1) - 서울 토박이, 오남매 중 네째

소락 승인 2021.01.13 16:27 | 최종 수정 2021.01.15 12:22 의견 0
오남매 중 넷째인 엄마(앞줄 오른쪽)
오남매 중 넷째인 엄마(앞줄 오른쪽)

엄마는 항일시대였던 1937년 3월 26일에 태어나셨다. 일본식 주소로 경성부 상왕십리정(町) 176번지에서다. 지금 성동구 상왕십리동이다. 서울 종로구 효자동 95번지는 본적이었다. 위 사진은 1945년 광복도 되기 한참 전, 아마도 1940년쯤 찍은 귀한 사진이다.

외할아버지는 신발공장을 조그맣게 하셨다고 한다. 부자는 아니었지만 사진관에서 자녀들 사진을 이렇게 찍도록 하신 여유로운 마음은 있으셨던 듯하다. 엄마(劉時貞)는 5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위로는 오빠와 아래로 남동생이 있었다. 사진 한 가운데에 장남인 큰 외삼촌(故劉時一)이 앉아 있다. 나한테 큰 이모(故 劉時芬)는 나한테 작은 외삼촌(劉時鈺)인 갓난 아기를 안고 있다. 아기 적 외삼촌은 분유광고 모델로 나와도 될 만큼 건강한 우량아였다. 외삼촌 말씀에 의하면 우량아 선발대회에서 일본 아기가 1등이고, 외삼촌은 2등이었다고 한다.

엄마 뒤로 작은 언니(故 劉時淑)가 서있다. 우리 부모 세대인 오남매의 인생은 편치 않았다. 태어나자마자 항일시대를 겪었고, 사춘기 시절이나 청춘 시절에는 6·25 한국전쟁을 겪으며, 궁핍과 가난을 뼈저리게 체험한 세대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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