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어머니의 빼다지 - 박선숙

박선숙 승인 2022.07.27 10:58 | 최종 수정 2022.07.28 10:54 의견 0

어머니의 빼다지
                                 박선숙

 

 

세월의 풍파로 맨질맨질해진 빼다지
칸 칸마다 담긴 어머니의 숨결과 흔적
당신의 꿈은 다 버리고, 삶의 통증도 잊은 채
자식 향한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 찬,

빼다지 속에 누워있는 얼룩진 일기장
한 여인의 시리고 아픈 삶
가난의 되물림을 끊기 위한 몸부림

낡고 기름진 종이에
침 묻은 몽당연필로 꾹꾹 눌러 쓴 
그 끈적임보다 뜨거운 눈물의 흔적

한 많은 세월 구겨 넣은 어머니의 빼다지
어둠은 닫히고 내일의 희망으로 열리길,
캐캐한 어머니의 꿈을 꺼내 
햇살 가득한 빨랫줄에 널어 본다

- 「시와 수필」 시 부문 신인상(2022년 1월) 수상작 -

박선숙 시인

◇ 박선숙 시인 : ▷「시와 수필등단 ▷「시와 서정동인 ▷「부산시인동인  ▷「김민부문학제운영위원 ▷동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