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황혼 이혼 - 박선숙

박선숙 승인 2022.10.13 10:09 | 최종 수정 2022.10.14 09:26 의견 0

황혼 이혼
                         박선숙

 

살면서 점점 죽어가는 사랑의 생명들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의 너울 같은 삶
가마솥 아궁이 앞에서 겨우 숨을 틔우는

눈물로 씻는 고추장 단지
핏빛 없는 얼굴 표정이
단지 속에 비친 십자가에 매달린다

항아리에 고이 담겨 흔들리는
꽃샘바람보다 차갑고 
얼음처럼 냉냉한 흔적들

싸락눈처럼 차가운 인생의 뒤안길
둘로 나뉘어야 제 구실하는 
쓸쓸한 조롱박의 운명일까

서로 부둥켜안고 힘이 되어주고 
아름답게 얽히고설킨 
연리지의 사랑이 그립다.

 

박선숙 시인

◇ 박선숙 시인

▷「시와 수필」 등단 
▷「시와 서정」 동인
▷「부산시인」 동인 
▷「김민부문학제」 운영위원 
▷동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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