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꽃댕강나무의 자랑 - 박선숙
박선숙
승인
2022.10.26 14:30 | 최종 수정 2022.10.2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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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댕강나무의 자랑
박선숙
나 좀 봐달라 애달프게
고개 쑥 내민 꽃댕강나무
처연한 외침으로
아낌없이 속내를 드러내는
원추 꽃송이들
잘 났다고 뽐내는 족속들
너도나도 고개 내밀어보지만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세상
무리 지어 살수록 힘이 나는 게지
수줍은 듯 연홍색 꽃으로
뭇 시선을 모으고
함께 이룬 담장으로
서로를 지켜주는
공동체의 힘을 아는가
꽃송이보다 한참 커다란 꿀벌은
꽃에 말을 걸고 싶어 안달이다
꿀을 안 줄까봐 애가 닳는다
뜨거운 햇살에 달궈진
잠자리의 바쁜 비행
꿀벌의 땀을 씻어주는
해조음의 프로펠러
든든하게 받쳐주고
넉넉하게 웃고 있는
꽃댕강나무의 자랑
◇ 박선숙 시인
▷「시와 수필」 등단
▷「시와 서정」 동인
▷「부산시인」 동인
▷「김민부문학제」 운영위원
▷동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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