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환의 새 이야기】둔갑쟁이 해오라기

김시환 승인 2024.04.08 13:41 의견 0
둔치도 동편둘레길 부들을 훔켜잡은 덤불해오라기

백로들과 달리 해오라기들은 은둔하기 좋아한다. 낙동강하구를 찾는 해오라기 종 중 해오라기 크기는 57cm, 검은댕기해오라기 52cm 정도이며 텃새이다. 덤불해오라기는 37cm, 흰날개해오라기는 45cm 크기를 가진 여름철이고, 알락해오라기는 78cm 크기인데 겨울 철새로서 낙동강하구의 갈대숲과 덤불에서 겨울난다. 주로 물고기, 양서류, 곤충류를 먹이로 사냥하며 다른 백로와 새들보다 다리가 짧고 부리는 다른 백로와 같은 형태를 지니고 있다.

해오라기
어린 해오라기

여름 철새로 알려진 해오라기는 텃새로 정착하여 낙동강하구에서 사계절을 만나 볼 수 있고 집단생활하고, 흰날개해오라기 역시 여름 철새로서 드묾에 겨울에도 관찰된다.

둔치도 흰날개해오라기
둔치도 흰날개해오라기
둔치도 희날개해오라기

어둠의 그림자

백로류와 왜가리는 주로 아침에 잠자리에서 먹이터로 나가 먹이활동을 하고 잠자리로 돌아가는 데 반해 해오라기들은 낮에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은둔생활을 하며 땅거미가 내리고 어둠의 그림자가 찾아올 때 삼삼오오 날아 먹이터로 이동하는 녀석들이 있는 반면에 은둔지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은 채 그 주위에서 먹이활동을 하며 단독이나 쌍으로 생활한다.

검은댕기해오라기
을숙도쓰레기2매립장 검은댕기해오라기

낙동강하구에서 검은댕기해오라기는 간혹 아침과 낮에도 양식장 말목에서, 모래 적치장 습지 장대에서 부동자세로 인내와 근기를 앞세워 물고기들을 낚아 올리기도 한다.

덤불해오라기는 작아 부들이나, 갈대 사이에 알을 낳고 어린 새를 기르고, 갈대에 거꾸로 매달려 있다가 먹이를 낚아 올리거나 수초 사이에서 기다림 속에서 낚아올린다.

때로는 물가 가장자리에서 미끼를 물로 던졌다 다시 건져내기를 반복하며 물고기를 유인하여 잡아올려 삼킨다.

안심습지 덤불해오라기

낙동강하구 여름에 덤불해오라기를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많은 서식지가 파괴되어 안타깝다. 부들이나 무성한 곳을 선호하며 부들 두 줄기를 양다리로 잡고 쩍 벌려 기린의 목처럼 늘려 지나가는 물고기나, 곤충들 사냥한다.

염막둔치 알락해오라기

둔갑질하는 알락해오라기

백로류와 왜가리는 어둑어둑해지면 각처에서 먹이활동을 하다 아카시아나 소나무, 버드나무로 몰려들어 좋은 잠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서로 다툼이 일어난다. 일부는 육지와 떨어진 곳의 갈대와 수초 사이에서 잠을 청하기도 한다.

해오라기는 낮은 나무나 덤불 사이 또는 갈대 사이에서 은둔하여 낮과 밤이 바뀐 채로 잠을 청하며 일부는 낮에도 활동하기도 한다.

생명을 가진 것들은 유전적으로 천적을 피하는 법을 갖고 태어날 것이다.

내가 만난 해오라기 종 중 알락해오라기는 몸은 전체적으로 밝은 갈색 바탕에 흑갈색의 얼룩무늬가 있다.

둔치도 동편둘레길 갈대숲 알락해오라기

주로 갈대밭에서 생활하면서 평소에는 “ㄹ"자 형태로 목을 구부리고 있어 짧고 굵게 보이지만 위험을 느끼면 부리를 위로 쳐들고 목을 길게 뻗어 주변의 풀줄기처럼 보이도록 하며 몸의 색과 주변 색이 구별되지 않도록 둔갑하면서 머리는 위로 향하며 시선을 앞을 보면서 바람이 불면 바람 따라 목을 움직여 주는 센스로 둔갑질하여 자기 몸을 보호한다.

연 줄기 위의 흰날개해오라기

또한 흰날개해오라기는 있는 듯 없는 듯 습지를 조심스럽게 다니며 생활하는 모습이 저격수를 연상케 하며 다양한 둔갑질로 다양한 유전자를 갖는 해오라기들이 되어 건강한 종을 유지하기를 바란다. <글·사진=김시환>

김시환

◇김시환 습지보전활동가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현)
▷국립습지센터 습지블로그 모니터링 기자 (전)
▷낙동강하구 탐조 가이드북 『낙동강 하구의 새』 공동저자
▷낙동강 하구 정기조류조사
▷도요물떼새이동표식조사
▷고니조사
▷부산연구원조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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