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시인의 수선화에게 한 대목이 생각난다.
“외로우니깐 사람이다. (중간 생략) 갈대숲 속에서 검은가슴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이 시에서 검은가슴 도요새는 누구일까? 생각해 본다.
물떼새 중 개꿩과 검은가슴물떼새가 있다. 물론 민물도요도 있지만 19cm 작은 녀석이 틈바구니에 들어올 수 없다. 이 녀석은 가슴 아래 배가 검은 옷으로 갈아입어 “정호성 시인”의 검은가슴 도요새의 주인공일 수도 있지만, 검은가슴을 가진 물떼새 두 종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정호성 시인이 습지를 방문하여 갈대숲 속의 검은가슴 도요새를 만난 시기는 수선화꽃이 피는 5월에서 6월 검은 가슴의 혼인 옷으로 갈아입고 사랑을 찾는 기간으로 개꿩과 검은가슴물떼새 두 종이다.
이 시기엔 쌍둥이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단지 크기와 등의 옷이 검정 무늬냐, 황갈색 무늬이냐의 차이가 있고 세부적으로 날 때 안쪽 옆구리에 검은 반점이 있고 없고, 허리에 하얀 부분이 있고 없는 차이를 보이는데 멀리서 보는 번식깃은 일반인은 구별하기가 어렵고 똑같게 보일 것이다.
번식을 끝내고 가을 이동 시기에 각각 몸의 상태에 따라 겨울옷으로 갈아입은 모습은 다른 느낌을 준다.
개꿩은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 그린란드 가장 위쪽 지역에서 6월 건조한 자갈밭에서 3~4개의 알을 낳고, 길러내고 어미부터 호주나 동남아시아 월동지로 검은가슴은 사라지고 머리에서 꽁지깃은 검은 무늬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이동한다. 어린 녀석은 캄차카 일대에서 몸을 만들어 내재한 어미의 이동 경로 따라 남하한다. 그 한 곳이 낙동강하구 중간 기착지 도착하여 7월 말부터 휴식과 먹이 공급하고 생활하다 일부는 남하하고 일부는 낙동강하구에 머물며 추운 겨울을 보낸다. 개꿩은 광범위한 서식처를 이용하고 있다.
반면에 검은가슴물떼새는 번식지에서 이동하면서 점차 겨울옷으로 갈아입는데 금색 깃으로 변화된다.
황갈색의 모습 때문에 영어명은 ‘Pacific Golden Plover’ 번식깃은 개꿩처럼 옷을 갈아입고 시베리아, 알래스카 등지에서 건조한 땅 위에 이끼와 풀 이용하여 둥지를 만들고 알을 낳고 길러낸다. 알은 황갈색에 검은 반점이 있다고 한다. 호주나 동남아시아로 이동하여 겨울을 보낸다. 개꿩에 비해 특정 지역을 이용하여 서식한다. 관찰 시기는 개꿩보다는 다소 늦지만, 어미가 관찰되고 이후에 어린 녀석들이 관찰된다.
개꿩과 검은가슴물떼새는 낙동강하구 일반인이 관찰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을 갖게 되었다. 예전은 가깝게도 관찰할 수 있었지만, 개발의 힘에 밀려 서식할 곳 사라져 섬이나 먼 갯벌만 관찰할 수 있다.
낙동강하구의 환경에선 개꿩은 밀물 때 말목과 갯벌 가장자리에 마도요나 큰뒷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함께 쉬지만, 검은가슴물떼새는 주로 사초나 쓰레기가 있어 은폐할 수 있어 주로 이른 곳 선정하여 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거 논이나 둔치의 모래가 퍼올려 나간 적치장에 움푹 파이고, 물웅덩이가 생긴 곳을 이동 시기에 서식처로 이용하는 것 보았다. 지금은 그런 곳이 사라져 쉽게 만나기가 어려운 것이다. 어린 녀석들이 이동 시기엔 햇빛에 반사한 모래 알갱이와 녀석이 멀리서는 황금 덩이로 보이기도 한다.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똘망똘망한 눈망울과 금으로 치장한 외투는 귀태와 귀여움이 가슴에 확 들어온다.
어느 해 녀석을 바라보기 위해 무릎으로 기어가 필드 스코프로 눈을 맞추고 기어 빠져나오다 휴대폰을 모래에 수장시켜 찾지 못하였지만, 그 아름다움에 눌려 속상함이 사라졌다.
개꿩이나 검은가슴물떼새는 물떼새의 특징대로 먹이를 보고 달려가 먹는다. 갯지렁이, 갑각류, 게, 곤충 등을 먹는다. 과거보다 낙동강하구를 찾는 수가 줄었다.
낙동강 하류에 도요물떼새들이 서식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전문가 집단에서 습지를 복원하는 모습은 종 다양성과 이동 시기에 머물던 새들과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비전문가처럼 일괄적으로 오리목 위주로 습지를 조성하는 것 볼 때 안타깝게 느껴진다.
산책하면서 검은가슴 도요새를 만날 수 있던 염막적치장, 일웅도, 명지갯벌, 신호갯벌, 순아벌 요즘은 절대보존지역인 섬이나 가까운 신호갯벌은 인간들이 점령하였고 먼 갯벌과 먼 명지갯벌에서 만날 볼 수있다. 결론은 낙동강하구에선 일반시민들이 갈대숲 속에서 검은가슴 도요는 만날 수는 없다. <글·사진 = 김시환>
◇김시환 습지보전활동가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현)
▷국립습지센터 습지블로그 모니터링 기자 (전)
▷낙동강하구 탐조 가이드북 『낙동강 하구의 새』 공동저자
▷낙동강 하구 정기조류조사
▷도요물떼새이동표식조사
▷고니조사
▷부산연구원조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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