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환의 새 이야기] 낙동강하구 터줏대감 소리개를 아시나요?

김시환 승인 2021.06.16 10:43 | 최종 수정 2021.06.17 15:38 의견 0
쇠제비갈매기에 쫓기는 낙동강하구 솔개

삐~~~~웅 삐~~~~웅. 

높은 하늘에서의 들리는 소리의 주인공 소리개를 아시나요?

솔개는 낙동강하구에선 사계절을 쉽게 만날 수 있는 맹금류 중 한 종이다. 여기서는 흔하디흔하지만 전국적으로는 멸종위기 2급 보호종이다.  

솔개는 1960대~70대 쥐잡기 운동의 여파로 여우와 함께 남한에서는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힘든 세월을 유일하게 낙동강하구 솔개는 살아남았다. 어느 학자는 낙동강하구 솔개는 일본에서 이동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른 설은 낙동강하구 숭어가 많아 그것을 먹이로 이용하다 보니 살아남았다고 이야기한다.

내 견에는 후자이다. 육지부에 살던 녀석은 아마 사라지고 낙동강하구 중심으로 생활하던 녀석들은 남아 지금까지 유지되고 이동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낙동하구 도요등, 신자도동편과 서편 주로 머물고 다른 곳은 한 두 마리씩 보인다. 낙동강하류부에는 둔치도 등지에서 쉬기도 하고 먹이 활동한다. 요즘은 순아벌은 에코델타시티 공사로 서너 마리만 보인다.

둔치도는 비닐하우스로 역시 많은 수를 만나지 못한다. 일부의 솔개는 생곡쓰레기매립장에서 만날 수 있다. 쓰레기 속의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의 아우성을 친다. 눈 날리는 겨울 생곡매립장을 활공하며 부산물를 먹는 솔개의 모습은 환상적이다. 겨울이 되면 외지인들이 둔치도를 찾아 먹이를 던져주며 솔개를 촬영한다. 

솔개의 우아한 비행

신자도, 도요등에서 많은 수가 쉼터로 이용한다. 4월 말인데 도요등 8마리 신자도12마리가 보였다. 진우도 건너 울차마을 박선장님 댁 뒷산에 매년 번식을 하는 친구들도 있고 거제도의 외도 지역 번식을 한다. 남구 용호동 일대에서 번식기록은 남아있다.

도요등에는 쇠제비갈매기 450마리 정도 도래해 있다. 이들은 유난히 신경이 날카로워 솔개들을 공격한다. 솔개는 낙동강하구에선 천덕꾸러기인가 보다 큰부리까마귀에 쫓기고 까치와 17대 1로 대치하고 쇠제비갈매기 공격에 이리 피하고 또 피하고 갈 데가 없어 한구석을 자리 잡고 있다.

심지어 땡볕에 장자도 앙상한 나무 위에 옹기종기 앉아 있다. 눈은 검고 꽁지깃은 오목하게 들어가 있는 특징을 갖고 있고 비상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녀석들 독한 마음을 먹고 생활 좀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낙동강하구의 진정한 주인 소리개야!

장자도의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옹기종기 앉은 솔개
김시환
김시환

◇김시환 습지보전활동가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현)
▷국립습지센터 습지블로그 모니터링 기자 (전)
▷낙동강하구 탐조 가이드북 『낙동강 하구의 새』 공동저자
▷낙동강 하구 정기조류조사
▷도요물떼새이동표식조사
▷고니조사
▷부산연구원조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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