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푸틴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할 두 가지 조치
푸틴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지치기를 기다린다. 미국 중심 고립주의 성향의 트럼프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철회하기를 고대한다. 그러므로 유럽 국가들이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장기전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확고한 결의를 보여야 푸틴은 협상테이블에 나설 것이다. -편집자 주-
인류의 차기 지도자들
새로운 제국주의 시대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여러 방면에서 리더십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담은 특히 중요한 두 가지 조치의 무대가 될 수 있다.
첫째, 일부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제국주의의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는데, 이들 국가를 포함한 전체 유럽 국가들은 전쟁이 아무리 오래 지속되더라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예를 들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를 파괴하는 군사행동을 강화함에 따라, 유럽 국가들은 나토(NATO) 국가의 발전소에서 우크라이나로 에너지 공급을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유럽은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계속 보호하는 데 필요한 돈과 무기를 제공할 것임을 약속해야 한다. 공화당과 미국 사회 여러 부문의 고립주의적인 성향을 감안할 때, 유럽은 무거운 짐을 지는 일을 미국에 의존할 수 없다.
그러한 약속이 러시아가 본격적인 평화협상에 나서도록 설득할 수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장기전으로 잃을 것이 많다. 전쟁이 질질 끌어지는 달마다, 자신의 국가를 위대한 국가로 만들겠다는 푸틴의 꿈은 점점 더 바래져간다.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적대감이 심화되고, 다른 강대국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러시아가 주요 기술 경쟁에서 더욱 뒤처지기 때문이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러시아는 중국의 봉신(封臣)이 될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이 유럽인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지쳤다고 생각한다면, 결국은 우크라이나를 정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시간 끌기를 할 것이다. 유럽이 장기적으로도 우크라이나를 확고히 지원할 것임이 명백할 때에만, 비로소 진지한 평화회담을 시작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중요한 조치는 비유럽 국가의 리더십 강화이다.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케냐 등 신흥 강대국들은 종종 과거 제국주의 범죄와 현재의 무능, 편애 등에 대해 서구 열강을 비판한다. 사실 비판할 부분이 많다. 그러나 옆에 서서 ‘너도 잘못했다’고 비난하는 것보다 중앙 무대로 나서서 이끄는 편이 더 낫다. 비서구 강대국들은 쇠퇴하고 있는 서구에 은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제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브라질이나 인도 같은 강대국들은 정치적 자본을 투입하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며, 그 외의 모든 국가들이 실패할 경우, 국제 규칙을 옹호하는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행동이 값싸지는 않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우의 대가는 훨씬 더 높을 것이다.
2022년 9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오늘날의 시대는 전쟁의 시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나중에 그들의 대화를 회상하면서 오늘날의 시대는 “대화와 외교의 시대이며, 우리 모두는 유혈 사태와 인간의 고통을 멈추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디 총리가 이런 정서를 표명한 지 여러 달이 지났다. 세계 지도자들이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대화의 시대는 끝나고 무한 전쟁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은 다가오는 정상회담에 참석하여, 정의롭고 영속적인 전쟁 끝내기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확보하면, 이 지도자들은 다른 분쟁을 해결하고, 기후변화와 폭주하는 AI에 대처하며, 혼란스러운 21세기에 인류를 인도할 수 있는 세계적 길잡이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끝>
*유발 노아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역사학자이자 철학자이며, “사피엔스”.“호모 데우스”, 어린이 시리즈 “멈추지 못하는 우리”의 저자이다. 그는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역사학과 강사이자 사회적 영향력을 목표로 하는 기업 ‘사피엔스십’의 공동 설립자이다.
<작가/본지 편집위원>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