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CBS : 조송현의 과학 토픽】2024 노벨물리학상, AI 개척자들의 품으로

존 홉필드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와 제프리 E. 힌튼 토론토대 교수 영예

조송현 승인 2024.10.30 09:59 의견 0

Q1. 오늘은 어떤 과학토픽을 전해주실 건가요?

-->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와 그들의 수상 업적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올해는 노벨물리학상이 물리학의 첨단 분야가 아닌 인공지능AI의 개척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올해 수상자는 물리학의 도구를 사용하여 인공신경망을 개발해 오늘날의 강력한 머신러닝의 기초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구축했다는 게 수상 이유입니다. 반면 물리학자들은 다소 어리둥절한 반응인데, 노벨위원회가 지금이 AI시대임을 감안한 것 같습니다.

한편 올해 노벨화학상은 새로운 단백질 발견한 데이비드 베이커(62세) 미국 워싱턴대 교수와 AI 모델을 개발해 복잡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한 데미스 허사비스(48세) 영국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존 점퍼(39세) 구글 딥마인드 수석연구원에게 돌아갔습니다. 여기도 2명이 화학자가 아니라 AI 전문가가 받은 거죠. 오늘 얘기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와 업적에 국한하겠습니다.

Q2. 노벨물리학상이 AI 개척자들에게 돌아갔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될 듯합니다. 우선 수상자를 소개해주시죠.

--> 존 홉필드(John J. Hopfield, 1933년 미국 시카고 출생)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와 제프리 E. 힌튼(Geoffrey E. Hinton, 1947년 영국 런던 출생) 토론토대 교수입니다. 홉필드 교수는 미국 샌타클라라대에서 물리학 학사(BA), 프린스턴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Ph.D.)를 받았습니다. 프린스턴대에서 교수직(물리학)을 맡았으며, 이후 뉴욕의 컬럼비아대에서도 교수(물리학)로 재직했습니다. 홉필드 교수는 주로 신경망과 뇌 신호 처리에 관련된 연구를 했는데, 1982년에 ‘홉필드 네트워크(Hopfield Network)’를 제안하여 연관기억과 패턴인식에 관한 중요한 발견을 이루어 인공신경망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현재 프린스턴대에서 분자생물학과 뇌과학 연구소의 명예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Q3. 힌튼 교수의 이력도 소개해주시죠.

--> 힌튼 교수는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컴퓨터과학 전공, 석사학위 받고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 취득했습니다. 연구분야는 인공신경망과 딥러닝입니다. 1982년부터 1987년까지 카네기멜론대에서 컴퓨터과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딥러닝과 인공신경망를 연구했습니다. 1987년부터 1994년까지 토론토대학교에서 교수직을 맡았고, 이후 구글의 딥러닝 팀에서 일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의 기초를 닦았다고 해서 ‘AI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힌튼은 구글의 딥 러닝 팀인 Google Brain 프로젝트와 OpenAI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Q3. 두 사람은 여느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와는 다른 이력이네요. 이들의 노벨상 수상 업적을 들어보죠. 먼저 존 홉필드는 AI 발전에 어떤 기여를 했나요?

--> 노벨위원회가 수상자 선정 이유로 밝혔듯이 수상자 두 사람의 업적은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적인 발견과 발명’인데요. 홉필드 교수는 최초로 인간의 뇌의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인공신경망을 구상한 인물입니다.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닮은 인공신경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AI라고 불리는 겁니다. 재밌는 것은 고도로 발달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인공지능으로 여기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컴퓨터 프로그램과 인공지능의 구조는 작동방식과 물리적 원리 면에서 전혀 다릅니다.

Q4. 아주 고도로 발전된 컴퓨터가 바로 AI 아닌가요?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주시죠.

-->우리가 AI(Artificial Intelligence)라고 할 때는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떠올립니다. 머신러닝은 데이터를 사용하여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고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기존의 컴퓨터 프로그램이 명시적으로 규칙을 따르는 것과 달리, 머신러닝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찾아내어 스스로 학습합니다. 이게 아까 말했듯이 인간의 뇌의 작동방식을 흉내내어 만든 인공신경망의 원리를 적용해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컴퓨터 프로그램과 AI의 작동 원리의 차이점을 들면, 소프트웨어는 데이터를 수신하고, 명확한 설명에 따라 처리하여 결과를 생성합니다. 달리 말하면 프로그램은 명시적인 규칙과 명령어를 따라 작동하고, 사람이 작성한 코드에 따라 동작하죠. 그러니까 프로그램은 주어진 규칙에 따라 동일하게 작동하고, 새로운 데이터나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않습니다. 데이터 처리도 명확한 절차와 단계에 따르고 결과는 항상 동일하죠.

반면 AI는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합니다. 주어진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찾아내는 능력을 갖고 있죠. 새로운 데이터나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학습을 통해 모델의 성능을 스스로 개선합니다. 특히 AI는 확률적 방법을 통해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결과는 항상 똑같지 않습니다. 머신러닝에서 컴퓨터는 사례를 통해 학습하여 단계별 지침으로 관리하기에는 너무 모호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는 그림을 해석하여 그림 속의 물체를 식별하는 것입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레시피에 따라 케이크를 만드는 것이 비유된다면, 머신러닝에 기반을 둔 AI는 자유로운 셰프에 비유됩니다. 기본적인 레시피를 참고하지만 맛을 보면서 재료를 추가하거나 빼고, 조리시간을 조절해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 새로운 맛의 케이크를 만드는 거죠.

Q5. 아, 프로그램과 머신러닝을 사용한 AI의 작동방식이 이렇게 차이가 있군요. 컴퓨터 프로그램과 인간 뇌의 작동방식을 흉내낸 AI는 역시 다르군요. 그렇다면 힌튼 교수는 이러한 인공신경망을 개발하는 데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나요?

--> 홉필드 교수는 뇌의 구조에 영감을 받아 패턴을 저장하고 재생성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네트워크를 1982년 발명했는데, 이를 ‘홉필드 네트워크’라고 불립니다. 홉필드 네트워크(Hopfield Network)는 재귀적 신경망(recurrent neural network)(혹은 순환 신경망) 모델로도 불리는데, 이것은 신호가 다시 돌아오는 경로를 만들어 더 복잡한 패턴을 처리할 수 있게 한다는 뜻입니다. 이 모델은 관련성 기억(associative memory, 연상 기억)을 모방하며, 주어진 입력 패턴을 기반으로 관련된 패턴을 재생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 홈필드 네트워크는 ‘헤비언 학습’(Hebbian learning)을 사용하여 학습을 합니다. 이것은 1940년대 신경과학자 도널드가 ‘신경세포 뉴런이 동시에 활성화되면 연결 강도가 증가한다’는 가설을 내놓았는데, 홈필드 교수는 이 가설을 채용하면서 뉴런 간의 연결이 강해지는 게 바로 학습이 이루진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입니다. 요약하면 홉필드 교수는 ‘홉필드 네트워크’를 통해 인간의 뉴런이 상호 학습을 하듯이 노드로 이루어진 인공신경망의 학습이 가능하다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밝힌 것입니다. 점을 발견한 것입니다. 홉필드 네트워크에서 물리학은 원자의 스핀 특성. 한 원자의 스핀은 타 원자에 영향을 미치며 이를 통해 스핀이 같은 방향으로 형성되는 도메인을 형성. 그는 스핀 시스템의 에너지와 동일한 속성으로 네트워크의 전체 상태를 설명.

Q6. 이렇게 홈필드 교수가 AI의 핵심 작동방법론을 발견했군요. 그렇다면 제프리 힌튼 교수의 핵심 업적은 무엇인가요?

--> 홉필드 교수가 뇌의 신경망을 본뜬 ‘홉필드 네트워크’ 논문을 발표할 당시 힌튼 교수는 카네기멜론대에서 인공신경망을 연구하고 있었는데요, 그 역시 기계가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패턴을 처리하고 정보를 분류하고 해석하는 방법론을 찾던 중이었습니다. 힌튼 교수는 홉필드 네트워크를 바탕 삼아 통계물리학의 아이디어를 사용하여 홉필드 네트워크를 확장, 발전시키려는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마침내 힌튼 교수는 1985년 19세기 천재 물리학자 루트비히 볼츠만의 방정식(기체분자의 운동과 에너지를 시간에 따라 기술하는 방정식, 볼츠만 분포 : 기체분자들의 에너지 분포를 설명하는 통계적 방법, 낮은 에너지 상태에서 높은 확률을 가지면, 에너지가 높아질수록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감소)을 활용하여 ‘볼츠만 머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볼츠만 머신을 간단히 말하면 ‘확률적 신경망 모델’인데, 복잡한 데이터의 패턴을 학습하는 데 사용됩니다. 주요 특징을 보면, 각 노드(뉴런)은 확률적으로 활성화하고, 네트워크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학습합니다. 힌튼은 대칭적인 가중치를 사용하여 네트워크의 학습을 단순화했습니다. 홉필드 네트워크가 한 단계 진화한 거죠. 볼츠만 머신은 머신러닝에서 복잡한 데이터의 패턴을 학습하고 새로운 데이터에 대해 예측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Q7. 힌튼 교수는 구글의 딥러닝 팀에서도 일했다고 했는데, ‘딥러닝’과 머신러닝의 차이를 설명해주세요.

--> 딥러닝은 머신러닝의 하위 분야인데, 다층 신경망을 사용하여 좀 더 복잡한 패턴과 구조를 학습하는 기술이라고 보면 됩니다. 활용 분야를 보면 이미지 및 음성 인식, 번역 서비스와 챗봇 같은 자연어 처리,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Q8. 이번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두 사람은 자신들이 기초를 닦고 발전시킨 AI의 위험성을 경고했다고 하던데요?

--> 그렇습니다. 특히 ‘AI의 아버지’, ‘딥러닝 선구자’로 불리는 힌튼 교수는 지난해 5월 10년간 몸담았던 구글 딥러닝 팀을 떠났는데, 그 이유가 ‘AI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라고 밝혀 주목받았습니다. 힌튼은 “내가 개발한 기술에 대해 두려움이 생겼다”며 “일생 동안 일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면서 5년 전과 현대를 비교해보면 무섭기만 하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경쟁이 붙는다면 앞으로 제동을 걸기 힘들 것이라는 경고했습니다. 홉필드 교수도 수상 소식을 접한 뒤 "통제할 수 없고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데 매우 불안함을 느낍니다. 그것이 AI가 제기하는 문제점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엘렌 문스 노벨물리학위원회 의장도 "머신러닝은 엄청난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급속한 발전은 우리의 미래에 대한 우려도 함께 불러일으켰습니다."고 AI의 부정적인 측면을 언급했습니다. AI 관련 기술 개발 못지않게 AI의 부정적인 기능을 막기 위한 장치 마련을 위해 국제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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