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90) 사랑 - 강현덕

손증호 승인 2024.11.20 14:54 의견 0

사랑

강현덕

이 호수도 예전엔 조그만 웅덩이였으리

어쩌다 발을 헛디뎌 주저앉는 바람에

몇 차례 빗물 고이고 나뭇잎 떠다녔으리

이 호수도 나처럼 후회하고 있으리

어쩌다 널 헛디뎌 여기 빠져 있는지

조그만 웅덩이였을 때 흙 몇 줌 다져줄 것을

사랑은 스스로 빠지는 것이라 헤어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무모할 정도로 극단적일 때가 많습니다. 말하자면 눈에 보이는 게 없는 거지요. 오직 전진뿐입니다. 장애물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두려움이 없으니 거칠 것도 없습니다. 그러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헛디’딘 그때를 후회도 하게 됩니다.

강현덕 시인은 사랑에 빠지는 마음을 호수로 비유해 본능에 충실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손증호 시인

◇손증호 시인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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