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3

이우걸

모주처럼 알싸한 달래 향기 한 잔

향수처럼 아련한 아지랑이 한 필

그대가 고개 넘으며

택배로 부치셨지요?


봄비는 우리에게 참 많은 걸 가져다줍니다. 고개 저편에 있는 알싸한 향기도 아련한 추억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후각과 미각, 청각은 물론이려니와 가슴속에 남아있는 따스한 그리움까지 끌어내며 그대라는 이름을 불러보고 싶게 만드네요. 살며시 놓고 가버린 한 아름 배려를 안고, 촉촉한 마음속으로 파고드는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는 봄비, 희망이라는 푸른 새싹들에게 방점을 찍어봅니다.

김석이 시인

◇김석이 시인

▷2012 매일신문신춘 당선
▷2013 천강문학상, 2019 중앙시조 신인상 수상,
▷시조집 《비브라토》 《소리 꺾꽂이》 《심금의 현을 뜯을 때 별빛은 차오르고》
단시조집 《블루문》 동시조집 《빗방울 기차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