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초승달 - 고안나
고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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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4 09:59 | 최종 수정 2022.10.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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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고 안 나
마시다 만 술잔 잊힐 만하면
그 입술 지울 만하면
너는 내 눈 높이까지
하늘의 사닥다리 타고 내려와
못 다 비운 술잔 찰랑거린다
그 때, 가득 찬 술잔만 있었지
넘실넘실 차오르던 이야기만 담겼지
어두움은 배경일 뿐
술 반, 어둠 반
무시로 불던 바람에
기우뚱거렸다 다시 일어설 때
와락 쏟아질까 가슴 조리던 때
잊힐 만하면
다시, 그 자리
이젠 나 돌아서서 걸을까?
< 시작 노트 >
달 아래 홀로 술잔을 기울이며... 당나라 시인 이백의 ‘월하독작’이 생각난다. 달빛 아래 홀로 술을 마시는 가을밤이면 더 외로웠을 심사다. 초승달이 뜬다면, 찰랑거리는 못다 비운 술잔을 마주하고 또 어떤 달빛 고운 시를 읊었을까? 깊어가는 가을 시름과 낭만 속을 헤매는 시월의 밤이 깊다.
◇ 고안나 시인 : ▷『시에』 등단 ▷시집 《양파의 눈물》 ▷시낭송집(cd) 《추억으로 가는 길》 《추억 속에서》 ▷김민부문학제 위원장, 『작가와 문학』 편집 주간 ▷동북아신문 기자 ▷유튜버 「동행TV. 고안나의 문학기행」 ▷수상 : 중국 도라지 해외문학상 수상, 한국을 빛낸 한국인 대상수상 (시낭송가상), 한국사회를 빛낸 충효대상 시부문 대상, 중국 송화강 해외 문학상, 대한민국 시민대상 시낭송가상, 경기문창문학상, 부산작가상, 한반도문학대상, K- 문화예술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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