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귀뚜라미 울다 - 고안나

고안나 승인 2022.10.02 16:49 | 최종 수정 2022.10.04 12:27 의견 0

귀뚜라미 울다
                    고 안 나
 

 

아무도 그 입 막지 못하리
벌린 저 입
누를수록 더 매운 소리
증오였다가
하소연이다가
고백이었다가
찌르는 칼끝으로
쏟아지는 피의 절규
어떤 고백이 이처럼 황홀할까
어떤 사랑이 이토록 치열할까
몸 숨긴 사랑
갈 때까지 가는
발 없는 소리
 

[시작노트]
가을을 알리는 소리다. 역사와 문화도 다양하여 가을밤 울려 퍼지는 귀뚜라미 소리를 듣기 위해 키우는 사람도 있다. 도박성이 짙은 싸움을 붙여 힘을 겨루는 경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창밖에서 또는 시골집 섬돌 밑에서 들리는 그 소리는 아련한 추억이고 이름 모를 그리움이다. 깊은 생각의 수렁에 빠지기도 하고 바바리코트 깃을 세우고 정처 없이 떠나라는 끝없는 충동질이다. 몸 숨긴 저것들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시간이다.

 

고안나 시인
고안나 시인

◇ 고안나 시인 : ▷『시에』 등단 ▷시집  《양파의 눈물》 ▷시낭송집(cd) 《추억으로 가는 길》 《추억 속에서》 ▷김민부문학제 위원장, 『작가와 문학』 편집 주간 ▷동북아신문 기자 ▷유튜버 「동행TV. 고안나의 문학기행」 ▷수상 : 중국 도라지 해외문학상 수상, 한국을 빛낸 한국인 대상수상 (시낭송가상), 한국사회를 빛낸 충효대상 시부문 대상, 중국 송화강 해외 문학상, 대한민국 시민대상 시낭송가상, 경기문창문학상, 부산작가상, 한반도문학대상, K- 문화예술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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