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양파의 눈물 - 고안나

고안나 승인 2022.08.01 21:13 | 최종 수정 2022.08.04 08:55 의견 0

덧없다 느껴지는 순간
이미 죽었을지 모르는
내가 흘리는 눈물인지 몰라
삶이란 어차피 착각이지
겹겹이 쌓인 몸
두드리는 소리
떨리고 벗어지고 쪼개지고
두 손은
훨씬 심술궂지
모조리 다 보여줄 수 없는
간직해 두고 싶은 꿈
고통 없이 끝내고 싶었던 나는
이미 죽고 말았는지 몰라
꽃봉오리 하나
밀어 올리지 못한 나 위해
당신, 울어줄 수 있는가

- 시집 《양파의 눈물》(2017)의 표제시 - 

 

시인의 말 

 

변변치 못한 꽃들을 모아 꽃밭 하나 만들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꽃이란 꽃
더러는 풀꽃도 잡초도 무성합니다.
제멋대로 꽃은 피고 집니다.
아직 향기롭지 못하지만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나의 꽃밭에도 벌과 나비가 날아들겠지요.
 

나의 꽃밭에 자양분이 되어주신
아버지 고재상 목사님과 
10월 11일 소천하신 어머니께 이 꽃밭을 바칩니다.
 

2017년 저문 가을
영도, 꿈꾸는 섬에서
 

 

고안나 시인

◇ 고안나 시인 : ▷경남 고성 출생 ▷2010년 『부산시인』과 2017년 『시에』로 작품활동 시작 ▷현재 시 낭송가로도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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