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4) 비록 크게 이룬 것 없을지라도 속정(俗情)과 물욕(物慾)의 때를 벗을 수 있다면 …

허섭 승인 2021.01.14 11:43 | 최종 수정 2021.01.14 12:02 의견 0
겸재 정선 - 인왕제색도

014 - 비록 크게 이룬 것 없을지라도 속정(俗情)과 물욕(物慾)의 때를 벗을 수 있다면 …

그 사람됨이 (비록) 원대한 사업을 이룬 것이 없을지라도
속정을(세속의 때를)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히 명류에 들 것이며

그 학문이 세상에 크게 이바지한 바가 없을지라도
물욕의 때를 벗을 수 있다면 족히 성인의 경지에 들어설 것이다.

판교 정섭(板橋 鄭燮, 청, 1693-1765), 죽석도(왼쪽)와 묵죽
  • 作人(작인) : 그 사람됨. 爲人과 같은 의미이다.
  • 無甚(무심) ~ : 심하게 ~하지는 않다. 대단히 ~하는 것은 아니다.
  • 高遠事業(고원사업) : 고상하고 원대한 사업.
  • 擺脫(파탈) : 벗어 버림. 擺는 ‘털어버리다’ 의 뜻.
  • 得(득) : ~할 수 있다. 여기서는 동사나 형용사의 뒤에 따라 붙어 그것이 가능함을 나타낸다. * 영어의 보조동사 can에 해당한다. 굳이 해석하자면 ‘~해 내다’ 정도일 것이다.
  • 便(변) : 곧, 문득, 즉.
  • 名流(명류) : 명사(名士)의 무리.
  • 增益工夫(증익공부) : 업적으로 남을 만한 연구. 增益은 ‘보태고 더하는 것’.
  • 減除(감제) : 덜어내고 제거함.
  • 物累(물루) : 마음이 물욕에 얽매임. 累는 ‘묶다’ 의 뜻.
  • 聖境(성경) : 성인(聖人)의 경지.

 

◆출전 관련 글

▶『장자(莊子)』 각의편(刻意篇)에

去知與故(거지여고) 循天之理(순천지리). 故無天災(고무천재) 無物累(무물루) 無人非(무인비) 無鬼責(무귀책)
지혜와 도모함을 버리고 하늘의 이치를 따르시오. 그러면 하늘의 재앙도 없고 물욕에 얽매이는 일도 없고 사람들로부터 비난도 없고 귀신으로부터 괴로움도 당하지 않을 것이오.

  • 去知與故에서 ‘故’는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의도(意圖)나 고의(故意)’ 를 뜻한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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