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6) 앞장섬과 물러섬을 구별하며 늘 분수를 지키며 자기 몫을 다하라

허섭 승인 2021.01.15 19:42 | 최종 수정 2021.01.15 22:28 의견 0
겸재 정선 - 인왕제색도

016 - 앞장섬과 물러섬을 구별하며 늘 분수를 지키며 자기 몫을 다하라

총애(寵愛)와 이익에는 남보다 앞서지 말고,
덕업에는 남보다 뒤처지지 말라.

받아 누리는 것에는 분수를 넘지 말고,
수행(修行)에는 분수보다 (자신의 몫을) 줄이지 말라.

  • 寵利(총리) : 총애와 이익, 은총(恩寵)과 명리(名利)
  • 毋(무) : ~ 하지 말라.
  • 落(낙) : 낙오(落伍)하다, 즉 남보다 뒤처지다.
  • 受享(수향) : 남에게서 받아 누림. 享受(향수)
  • 踰(유) : 넘다, 넘치다, 벗어나다.
  • 分外(분외) : 분수 밖.
  • 修爲(수위) : 몸과 마음을 닦아 실행함.
  • 分中(분중) : 분수 안, 능력의 한도
판교 정섭(板橋 鄭燮, 청, 1693-1765) - 난도

◆출전 관련 글

▶『명심보감(明心寶鑑)』 계선편(繼善篇)에

漢昭烈(한소열) 將終(장종) 勅後主曰(칙후주왈), 勿以善小而不爲(물이선소이불위) 勿以惡小而爲之(물이악소이위지).
한나라의 소열제(劉備유비)는 임종에 즈음하여 후주(劉禪유선)에게 칙어(勅語)를 남겨 가로되,“선이 작다고 해서 이를 아니 하지 말며, 악이 작다고 해서 이를 범하지 말라.”

太公曰(태공왈) 見善如渴(견선여갈) 聞惡如聾(문악여농). 又曰(우왈) 善事須貪(선사수탐) 惡事莫樂(악사막락).
강태공이 이렇게 말했다. “착한 일을 보거든 목마른 것같이 하고, 악한 일을 듣거든 귀머거리같이 하라.”
또한 이렇게 말했다. “착한 일은 모름지기 탐내고, 악한 일은 즐거워하지 말라.”

東嶽聖帝垂訓曰(동악성제수훈왈), 一日行善(일일행선) 福雖未至(복수미지) 禍自遠矣(화자원의), 一日行惡(일일행악) 禍雖未至(화수미지) 福自遠矣(복자원의). 行善之人(행선지인) 如春園之草(여춘원지초) 不見其長(불견기장) 日有所增(일유소증), 行惡之人(행악지인) 如磨刀之石(여마도지석) 不見其損(불견기손) 日有所虧(일유소휴).

동악성제가 훈계로 내린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루 동안 선을 행함에 복은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재앙은 스스로 멀어지고, 하루 동안 악을 행함에 재앙은 비록 이르지 아니하나 복은 스스로 멀어진다. 선을 행하는 사람은 마치 봄 동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남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날로 더하는 바가 있고, 악을 행하는 사람은 마치 칼을 가는 숫돌과 같아 그 줄어듦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날로 이지러지는 바가 있다.”

동악성제(東嶽聖帝)는 그 이름과 생몰 연대를 알 수 없는 도가(道家)의 인물(또는 신-泰山의 신)이라 하는데, 그 말씀의 비유가 얼마나 적실(的實)한가! 부처님과 예수님도 평소 많은 비유로써 각기 그 인물의 근기(根機)에 맞게 가르침을 펼치셨는데, 다음에 나오는 공자님 말씀도 그 비유가 아주 적절하다 할 것이다.

▶『논어(論語)』 계자편(季子篇)에

子曰(자왈) 見善如不及(견선여불급) 見不善如探湯(견불선여탐탕).
공자 가로되, “착한 것을 보거든 아직도 부족함을 깨닫고 (더욱 분발하여 노력하고), 착하지 못한 것을 보거든 끓는 물을 더듬는 것 같이하라 (끓는 물에 손을 댄 듯 어서 피하여라).”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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