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 '3P 플러스' 파트너십' 제안…사람·평화·번영에 미래까지
靑 "인도, 4차 산업혁명 잠재력 큰 신성장동력 파트너…신남방정책 가속화"
印상공부 장관 "한국과 함께 성장하고파, 인도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아달라"
(뉴델리=연합뉴스) 이상헌 임형섭 기자 =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타지 팰리스 호텔에서 개최된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미래 기술 등에서 양국의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도의 경우 시장 성장 잠재력이나 과학기술 산업 발전 가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만큼, 문 대통령은 이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강조하면서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시장 진출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포럼에서 '신남방정책 구체화를 위한 한·인도 경제협력 방안'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면서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협력관계에 비춰볼 때 경제협력은 더욱 확대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남방정책의 키워드가 '사람·번영·평화(People·Prosperity·Peace)' 등 3P로 압축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한국과 인도는 여기에 미래 산업기술 등에서의 협력을 더한 '3P 플러스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 제조업 협력 강화 ▲ 인프라 구축 협력 강화 ▲ 미래 기술 협력 확대 ▲교역 기반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문 대통령은 강조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인사말에서 "양국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정을 노력 중이고, 아태 지역 경제 통합 논의와 G20(주요 20개국) 차원의 정책 공조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이 결실을 보도록 기업인이 마음을 모아가자"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인도의 활약에 대해서 '잠자는 코끼리가 이제 뛰어가려 한다'는 평가를 본 적 있다"며 "힘찬 진출을 이어가려면 때로는 격려가, 때로는 동반자가 필요하다. 한국이 진심 어린 인도의 동반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라세쉬 샤 인도상의연합회장은 "문 대통령님의 신남방정책이 인도의 신동방정책의 보완이라는 점에서 인도 산업은 한국과 경제협력에 크게 기대하고 있다"며 "이런 정책적 구상이 아세안과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의 평화 공동체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수레시 프라부 상공부 장관은 "저는 오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만나 CEPA 하에서 조기 성과를 도출하고자 앞으로 더욱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했다"며 "특별경제구역을 창설해 한국기업 전용공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코리아 플러스로는 불충분하며 코리아 스퀘어가 필요하다"며 "인도는 정말 투자할만한 시장이며, 우리는 혼자 성장할 수 없고 우리 마음속에 소중하게 자리한 한국 같은 친구가 필요하다. 인도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아달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과 인도의 대표 기업인, 정부 인사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현대자동차, LG전자, 롯데그룹, GS칼텍스, SK루브리컨츠, 한화디펜스, KB금융그룹 등 14개 대기업, 67개 중견·중소기업 경영진 등 20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인도 측에서도 자동차, 무선통신망 사업 등 분야에서 우리 기업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타타그룹,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마힌드라 그룹 등 인도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인도는 4차 산업혁명 분야 잠재력이 큰 국가이며, 우리 기업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동반 성장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이번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은 양국의 협력 지평을 확대할 뿐 아니라 인도를 거점으로 신남방정책이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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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인도 찾은 문대통령 "제 딸도 요가강사"…양국 우정 강조
한·인도 비즈니스포럼 연설 "한국, 인도와 미래 함께할 것…최적 파트너"
"나마스떼" 인사로 연설 시작…"더 깊은 우정으로 협력하자고 제안"
(뉴델리=연합뉴스) 이상헌 임형섭 기자 =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후(현지시각) "평화가 정착되면 한국이 투자여건은 더 좋아지고, 더 많은 사업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뉴델리 타지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을 통해 "여러분이 투자하면 한국 정부도 힘껏 돕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인도 국민은 현대차를 타고, 삼성 휴대폰을 사용한다. 한국 국민은 요가로 건강을 지킨다. 제 딸도 한국에서 요가강사를 한다"며 "여기서 성큼 더 나가 더 깊은 우정으로 협력하자고 제안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산업화 과정에서 인프라와 신도시개발 분야에 우수한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한국이 인도에 최적의 파트너라고 자신한다"며 "(신남방정책은)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인도와 미래를 함께하겠다는 저와 대한민국의 의지"라고 밝혔다.
다음은 문 대통령 한·인도 비즈니스포럼 연설 전문.
『라세쉬 샤(Rashesh Shah) 인도상의 회장님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님, 양국 경제인 여러분, 나마스떼! 반갑습니다.
인도에 오니 20년 전 트레킹을 다녀왔던 라다크가 생각납니다.
라다크의 주민들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전통적인 생활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현대 문명과 떨어져 있었지만 행복해 보였습니다.
오늘의 뉴델리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전통의 바탕 위에 고층빌딩이 올라가고 도로는 차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매우 젊고 역동적입니다.
과거와 미래, 자연과 문명, 철학과 과학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 다양함 속의 조화가 인도의 발전을 이끄는 힘인 것 같습니다.
세계 4대 문명 발상지답게 인도가 세계사에 남긴 발자취는 남다릅니다.
불교와 힌두교가 인도에서 탄생했고, 많은 인류가 두 종교로 마음을 수양합니다. 그 정신세계는 명상과 요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물의 세계에 인간의 정신을 접속한 것도 인도입니다. 숫자 영(0)은 눈에 보이는 세계를 넘어 세계를 무한대로 끌어올렸습니다. 십진법과 분수 개념도 수학에 도입했습니다. 과학기술이 끊임없이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도 물리적 원리에 심오한 정신세계를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영적인 세계를 가까이했던 인도의 젊은이들은 지금 실리콘밸리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벵갈루루에서는 오늘도 새로운 테크기업이 생겨나고, 인도 출신의 최고경영자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를 이끌고 있습니다.
인도가 문학, 물리학, 경제학, 평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도의 상상력은 문화의 영역에서도 빛납니다. 볼리우드는 독창적인 영화산업으로 이어졌습니다. 70년대, 코끼리와 인간의 우정을 담은 인도영화 '신상'이 기억납니다. 한국에서 상영된 최초의 인도영화로 많은 한국 국민들을 울렸습니다. 최근에는 '세 얼간이'와 '당갈'이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인류 역사에 크게 기여하고,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끌고 있는 인도 국민과 경제인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양국 경제인 여러분, 저는 인도와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합니다. 그 의지를 담은 것이 '신남방정책'입니다. 신남방정책은 단순한 경제협력을 넘어, 더불어 잘사는, 사람중심의 평화공동체를 함께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사람(People), 상생번영(Prosperity), 평화(Peace)의 '3P'로 제시했습니다.
신남방정책은 모디 총리님이 추진하는 '신동방정책(Act East policy)'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신동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은 아시아 전체의 번영으로 완성될 것입니다. 인도와 한국은 오랜 교류의 역사를 갖고 있고, 어려울 때 도와준 친구입니다.
고대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은 약 2천년 전 한국 가야국의 왕비가 되었습니다. 또한, 인도는 한국전 당시 의료지원단을 파견해 따뜻한 손길로 한국 국민을 치료해 주었습니다.
이제 양국의 교류는 국민들의 일상 속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인도 국민들은 현대차를 타고, 삼성 휴대폰을 사용합니다. 한국 국민들은 요가로 건강을 지키고, 카레를 즐겨 먹습니다. 제 딸도 한국에서 요가강사를 합니다. 교류와 협력이 양국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해 주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성큼 더 나가, 더 깊은 우정으로 협력하자고 제안합니다.
인도와 한국은 세계 7위와 11위의 경제대국입니다. 하지만 작년 양국의 교역액은 200억 달러, 적지 않지만 기대에 못 미칩니다. 상호 보완적인 기술력과 산업구조를 감안하면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경제협력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뤄내길 기대합니다.
먼저 저는 기존의 3P 정책에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더해 '3P 플러스(+)'를 인도에 제안하고 싶습니다.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인도와 미래를 함께하겠다는 저와 대한민국의 의지입니다.
한국은 인도의 'Make in India' 정책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입니다. 현재 500여개의 한국기업이 인도에 진출해 투자를 늘리고,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자동차, 전자, 섬유가 중심이었지만, 앞으로 조선, 의료기기, 식품가공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나갈 것입니다.
또한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100개 건설, 주요 도시 간 산업 회랑(Industrial Corridor) 건설 같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도 참가하길 희망합니다.
한국은 산업화 과정에서 인프라와 신도시개발 분야에 우수한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사방팔방으로 뻗어있는 고속도로, 거미줄처럼 얽힌 지하철이 그 상징입니다. 저는 한국이 인도에게 최적의 파트너라고 자신합니다.
지금 양국이 함께 나그뿌르-뭄바이 고속도로, 깔리안-돔비블리와 반드라 스마트시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100억 달러 규모의 한-인도 금융패키지를 활성화하여 인프라 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특히 양국 간 미래기술 협력은 시너지효과가 매우 클 것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입니다. 인도가 'Digital India' 등 미래를 대비해 역량을 집중하는 것처럼 한국 또한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신설하고, 혁신성장을 중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도가 강한 세계적인 기초과학과 소프트웨어 기술, 한국이 강한 응용기술과 하드웨어가 서로 만나면 양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내일 정상회담에서 기존 과학기술 협력을 산업기술까지 확대한 '미래비전 전략그룹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입니다.
우주항공 분야의 협력에도 기대가 큽니다. 우리별 3호를 인도 발사체가 우주로 실어주었습니다. 양국이 힘을 모아 달 탐사에 성공한다면 국민들에게 큰 꿈과 희망을 안겨줄 것입니다.
자유무역 확대는 양국 경제협력과 교류를 늘리는 지름길입니다.
지금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양국 간 교역 확대가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입니다. 현재 정보통신에 치우쳐 있는 인적교류도 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입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양국 경제인 여러분,
한국은 지금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길을 열었습니다. 평화가 정착되면 한국의 투자여건은 더 좋아지고, 더 많은 사업기회도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이 한국에 투자할 적기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이 투자하시면, 한국정부도 힘껏 돕겠습니다.
"반대편 네 형제의 배를 도와주어라. 그러면 네 배가 해안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인도 속담이 의미심장합니다. 먼저 돕고, 서로 도와야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수천 년을 이어온 양국의 교류와 협력이 이제 번영과 희망의 미래를 향하고 있습니다. 해안에 배가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한국이 돕겠습니다. 인도가 함께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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