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39)나의 선한 사마리아인 알렝

박기철 승인 2020.02.28 03:41 | 최종 수정 2020.02.28 03:47 의견 0

둘 – 9. 내게 선한 사마리아인이었던 알렝

easybook.com을 통한 온라인 버스표 구매가 이상하게 되질 않았다.
매표소에 가서 사려니 카드 결제가 안 된단다.
폰티아낙에서 쿠칭까지 버스비가 230,000루피아라는데 그만큼 없었다.
브루나이 달러를 받느냐고 하니까 안 된단다.
ATM에서 돈을 찾으려 했다.
비밀번호 6자리일 때 넣는 방법이 갑자기 떠오르지 않았다.
이 모든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던 현지인이 자기 돈으로 버스표를 사 주었다.
나는 브루나이 돈 100달러를 주고 내가 밑지고서라도 정산하려 했다.
그런데 이 친구 왈(曰) 그냥 사주는 거란다.
우리 돈 23,000원이다.
왜 나한테 선심을 쓰냐고 물으니 그의 대답 속에서 세 가지 단어가 있었다.
Christian, Pity, Samarian!
동정심으로 성경 속 사마리아인처럼 도우려는 뜻이란다.
내가 가진 루피아를 몽땅 주려 하니 사양했다.
옆 식당에 밥값을 지불할테니 먹고 가란다.
생수도 큰 통으로 두 병이나 사주었다.
이름을 물으니 알렝이라고 했다.
내 이름도 연락처도 묻지 않고 그는 쿨하게 갔다.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의 행동에는 기획창의고 뭐고 의도 목적 속셈이 없었다.
통 크게 베푼 것이다.
이 은혜를 어찌 갚을까?
나도 알렝처럼 살아야겠다.

내게 버스표를 그냥 사준 현지인 알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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