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일상 속 기획창의학' (183)다른 동물들보다 인간이 뛰어난 점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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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1 15:19 | 최종 수정 2020.07.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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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 2. 다른 동물들보다 인간이 뛰어난 점
길을 가다 고양이나 개가 있으면 괜히 오지랖 넓게 말을 거는 편이다.
오늘 남천동에서 한 마리 큰 개가 주홍색 티셔츠를 입고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바라보는 모습이 품위있다(graceful).
며칠 전에는 남포동에서 사람 얼굴을 한 개가 나를 응시하는 모습이 놀라웠다(wonderful).
작년에는 어린 고양이가 자동차 밑에서 기어나와 나를 빤하게 응시하는 귀여운 모습이 참으로 가련했다(pitiful).
가장 압권은 금련산에서 사는 검은 고양이였다.
초록색 눈으로 나를 응시하는 모습이 빛나도록 우아했다(beautiful).
사람인 내가 누구를 응시하는 모습이 저 개나 고양이처럼 그레이스풀하고 원더풀하며 피티풀하고 뷰티풀할 수 있을까?
카멜레온처럼 컬러풀할 수도 없는 인간이다.
다만 저들보다 기획창의하는 능력이 있는 인간일 뿐이다.
그 능력이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들었다.
허나 저들보다 못한 능력들도 많을 줄로 안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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