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삶의 반음 미학' - (7) 반음까지 따져 12개 음이 있는 음계
박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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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2 19:11 | 최종 수정 2021.02.0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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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계에는 왜 12음까지, 달력에는 왜 12월까지, 시계에는 왜 12시까지 있을까? 동양에선 왜 12지(쥐 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에 해당하는 12동물일까? 서양에선 왜 12별자리(물병 물고기 양 황소 쌍둥이 게 사자 처녀 천칭 전갈 사수 염소)일까?
12음보다 적거나 많은 음계가 있을 수 있다.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양력으로 따질 때 꼭 12달이 아니어도 된다. 양력 한 달의 기간을 줄이거나 늘려서 달의 움직임에 따르는 음력에 맞추면 굳이 19년에 7번씩 복잡하게 윤달을 두어 1년이 13개월인 년도가 없어도 된다. 시간도 오전 오후로 구분하여 꼭 12시로 안 해도 된다. 한 시간에 있는 60분을 늘려 10시까지로 하면 더 편할 수 있다. 띠에도 12동물들 중 어느 동물을 뺄 수도 있고 고양이나 사슴 같은 친근한 동물을 더 넣어도 된다. 많은 별자리들 중 꼭 12별자리만 가지고 별점을 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왜 하필 12일까?
우리 인류의 머릿속에는 아주 오래 전부터 흐르는 움직임의 숫자로 12를 정하는 문화적 기질이 공통적으로 있는 듯하다. 음도, 달력도, 시간도, 띠도, 별자리도 흐르며 모두 12다. 그러고 보면 반음으로 따져 왜 12음계가 되었는지 자연스레 이해된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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