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사회를 위한 건강한 공론장'을 기치로 2016년 10월 14일 창간한 인저리타임이 올해로 창간 7주년을 맞았습니다. 인저리타임은 그간 인문교양, 과학, 시사논평 중심의 웹진을 거쳐 현재 고품격 종합인터넷신문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본지는 시민의 건강한 공론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나갈 것을 다짐하면서 부울경 지역 각계 인사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부산테크노파크(원장 김형균)은 지산학 협력 체계의 컨트롤타워이다. 이곳은 지역 중소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대전환과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대변혁의 시기를 돌파, 성장의 동력을 만들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인재들이 지역산업 속에서 성장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지산학(지자체·기업·대학) 협력과 함께 맞춤형 인재 육성과 좋은 일자리 창출에도 매진하고 있다.
부산테크노파크는 지난 9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전국 19개 테크노파크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평가에서 최우수 S등급을 받았는가 하면 김형균 원장은 지난달 2023년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을 수상, 성과를 공인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인저리타임은 지난날 30일 부산시지산학협력센터 3층 원장실에서 김형균 부산테크노파크 원장을 만나 지산학협력 체계 컨트롤타워의 수장으로서 그간의 역할과 성과, 향후 계획 등에 관해 인터뷰했다.
Q1. 김형균 원장님, 반갑습니다. 취임하신 지 벌써 2년 4개월이 지났습니다. 그간 소회를 들려주십시오.
▶어려운 시기에 지역 기업의 조력자이자 좋은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많이 무겁습니다. 한편으론 부산이 가진 인프라의 강점과 역량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자부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시대의 변화를 인식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인들을 현장에서 만날 때면 존경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겹기도 합니다. 최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부산기업 상생투어를 진행했는데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과 더불어 지역의 우수 기업을 지역사회에 알리고 부산기업들이 일궈가는 기술과 산업의 역동성을 부산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Q2. 지산학 협력 체계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거점기관의 수장으로서 그간 많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 하나로 지난 9월 중소벤처기업부의 경영평가에서 최우수 S등급을 받았는데, 축하드립니다. 이번 경영평가에서 기업성장 지원 실적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하는데, 그 내용을 소개해주십시오.
▶2022년 한해 미래대응을 위한 친환경 사업과 지역 기업육성 고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67개 신규사업(487억 5000만 원 규모)을 유치했고, 전년 대비 9%가량 증가한 247건-1443개 중소기업을 지원했습니다.
주요 추진 정책 및 성과를 소개하자면, ①수도권 중심 정책 흐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부산수소동맹’을 결성해 지역 수소산업 견인하고, ②지산학협력 전초기지로서 지산학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하여 작년까지 브랜치 50곳을 개소했습니다. 특히 지산학협력 브랜치는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의 대표 모델로 전국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③전국 유일의 파워반도체 공유대학을 운영하여 지역의 자생적 인재양성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④전국 커피 수입물동량의 90%를 차지하는 부산으로서 ‘커피도시 부산’ 육성을 위한 커피산업 국제 협력체계 구축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번 경영평가를 통해 우리 부산테크노파크가 명실공히 지역중소기업지원의 대표기관으로 자리매김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지역 산업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부산TP 임직원과 지자체, 기업, 대학이 모두 한마음으로 애쓴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부산TP도 전국적 위상을 새롭게 다지고, 지역 대표 퍼스트무버 기관으로서 더욱 잘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제 역할을 더욱 잘해나가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집니다.
Q3. 10월에는 2023년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을 수상하셨는데, 이는 ‘부산발 기업지원 패러다임의 혁신’으로 불리는 지산학 협력 체계 운영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이해됩니다. 현재 부산TP가 추진하는 지산학 시스템이 예전 산학연 체계보다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무엇인가요?
▶지자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죠. 과거 산학연 체계에서 지자체는 파트너가 아닌 옵저버에 머물렀다면 지산학(地産學) 협력 체계에서는 지자체가 산학 협력 생태계 구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건 박형준 부산시장님의 아이디어에서 구현된 핵심 공약이기도 한데, 지산학 협력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부산지산학협력센터를 우리 부산TP가 맡아 임무를 수행 중입니다. 이번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 수상은 지산학 협력 체계를 통해 기업과 대학 지원 패러다임의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어서 무척 기쁩니다. 지역혁신 중심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의 대표 모델로 언급되며 전국의 지자체가 벤치마킹을 오기도 합니다.
지금의 지산학 협력은 시, 대학, 기업이 모두 절박한 상황에서 현재 위기를 타개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위기극복과 미래기회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한 ‘벼랑 끝 동맹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산학 협력모델을 조기에 정착하고 성과를 확산하기 위해 지역기업, 대학, 연구기관과 협력하여 현장형 브랜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69호 브랜치를 개소, 하반기에 75개소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Q4.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아시아 창업 엑스포인 ‘플라이 아시아’를 통해 ‘ 창업선도 도시 부산’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인데, 두 차례의 ‘플라이 아시아’ 성과와 향후 확대발전 계획은 무엇인가요
▶두 차례 행사에는 43개국에서 투자사 402명과 스타트업(618명) 포함 총 1만391명이 방문했습니다. 아시아 주요 도시와 창업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사업 실현과 글로벌 창업 플랫폼으로서 발전 가능성 확인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창업 생태계 핵심 플레이어인 펀드투자자(LP)와 투자자(VC) 간 네트워킹을 위한 ‘LP 서밋’을 신설, 스타트업뿐 아니라 창업생태계 관계자 모두가 참여하는 행사를 만든 게 주효했다고 봅니다. 특히 올해 제2회 행사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과 협업해 ‘씨네 플라이’를 런칭했는데 같은 시기에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부산시 주관으로 아시아 9개 도시 창업 생태계 관계자가 모여 ‘시티 리더스 서밋’을 열고, 아시아 우수 스타트업 공동 발굴과 육성 위한 ‘도시간 공동협력’ 선언을 이끌어낸 것도 큰 성과로 꼽고 싶습니다. 이 선언은 시티 리더스 서밋 참가 도시가 개최하는 창업 행사에서의 글로벌 교류 등 3대 스타트업 글로벌 시장 진출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실행방안 논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는 이번에 초청된 460여 명의 글로벌 투자자들을 한 번의 초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후속 밋업을 추진하는 등 아시아 창업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이어갈 것입니다. 우리는 ‘플라이 아시아’를 통해 스타트업과 투자자가 부산에서 만나고 관계를 이어가는 아시아 창업생태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Q5. 부산의 신성장 동력 육성사업의 하나로 부산TP가 파워반도체 기업과 연구소를 운영한다는 소식은 부산의 젊은 인재들에게 희망이 될 같은데, 이에 관해 소개해주십시오.
▶지난 7월 기장군 동남권방사선의과학 일반산업단지가 ‘전력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선정되었습니다. 박형준 시장님이 참석하신 가운데 ‘부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출범식’을 가졌고,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특구 추진단을 구성, 우리 부산TP가 사무국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여기에 앵커기업인 SK-파워텍, 트리노테크놀러지, 비투지, 제엠제코와 지역대학,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 등 지역의 혁신주체들이 역량을 모아 적극 협력하고 있습니다.
부산권 파워반도체 인재양성 공유대학은 지난 8월 2023년도 과정이 개설했는데, 현재 17개 대학이 10개 트랙 과정을 운영합니다. 부산TP는 파워반도체상용화센터에 구축된 전 공정의 장비를 활용해 실습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만난 한 반도체 전문가는 부산이 세계 최초의 파워반도체 전문 산업단지를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더군요.
Q6. 취임 이후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산업 전환을 촉진하는 사업으로 ‘부산수소동맹’을 결성해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부산수소동맹이 부산의 수소산업 발전에 기여한 성과와 의미는 무엇인가요?
▶세계적 환경이슈 대응 및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지난해 1월 11일 결성했습니다. 수도권 중심의 정책 대응해 지역 수소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얼라이언스 구성, 정부 수소전문기업 육성 정책에 적극 대응할 컨트롤타워 역할할 것입니다. 당초 18개사로 출발했으나 현재 38개사가 참여하는 등 규모와 활동 영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수소동맹은 지역 수소산업 생태계 활성화 및 수소산업 이슈를 선도해 수소 관련 산업육성을 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기업 주도의 정책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회장사인 파나시아에서 △탄소중립시대, 소부장기업 육성 정책 제언으로 제시했던 ‘수소전문기업 인증기준 완화 방안’이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에 반영되어 화제되기도 했습니다.
Q7. 남은 임기 동안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그간의 노력으로 부산TP에 대한 대내외 입체적 신뢰와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성숙된 조직역량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조직운영과 산업육성을 위한 다양한 도전을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에너지,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시대에 지역 기업들이 부산테크노파크의 운영과 전문성에 신뢰를 갖고 파트너로서 의지할 수 있도록 기업지원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Q8. 원장님께서는 노동조합원을 비롯한 직원들로부터 합리적인 리더십을 가진 기관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부산TP의 수장으로서 경영철학은 무엇입니까?
▶혁신, 융합, 협력의 리더십을 근간으로 하는 경영입니다. 여기서 혁신은 지산학협력 기반을 마련하고 미래형 신산업 발굴 및 생태계를 조성, 지역산업의 혁신성장을 이끌 핵심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융합은 소통을 기반으로 한 미래지향적 조직문화를 정착하는 데 필요한 핵심 요건입니다. 또 협력은 지역사회와의 협력 등 기관 특성에 기반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경영 능력입니다. 이들 혁신, 융합, 협력의 리더십은 지산학 협력 체계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거점기관, 부산TP의 수장으로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Q9. 원장님의 이력과 성과를 보면 ‘창의’ ‘혁신’ ‘융합’이란 단어가 떠오릅니다. 인문계 출신으로 기술혁신의 컨트롤타워가 되셨는데, 창의·혁신·융합 능력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젊은 후배나 대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비결 있다면 무엇인가요?
▶딱히 비결이랄 것은 없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부딪쳐 얻는 경험과 영감이 중요하죠. 근데 직접경험을 얻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젊은 시절에는 남들의 경험으로부터 간접경험을 많이 갖는 게 중요합니다. 그게 바로 독서죠. 작금의 디지털 문명 시대에는 나이와 직간접 경험은 비례하지 않은 것 같아요. 나이가 젊어도 하기에 따라 나이 많은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을 쌓고 혁신적인 성과를 낼 수 있거든요. 특히 창의·혁신·융합의 시대에는 인문계와 이공계의 경계도 희미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인문계 출신으로 기술산업 분야에서 일하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습니다. 첨단 기술이나 복잡한 알고리즘은 능력 밖이지만 그 기술과 알고리즘의 밑바탕은 인간과 닿아있다는 것을 불현 듯 알게 된 것이죠. 그러고 보니 첨단 기술이나 복잡한 알고리즘도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더군요. 창의·혁신·융합의 목적과 결과도 결국 우리 사람에게 수렴된다는 것을 청소년과 대학생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 김형균 부산테크노파크 원장 약력
▷1959년 부산 ▷부산대학교 인문대학 졸업, 동대학 대학원(사회학과) 석사, 동대학 대학원(사회학과) 박사 ▷부산시 정책개발실 실장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원 ▷동서대학교 민석교양대학 객원교수 ▷현 부산테크노파크 8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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