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스텔라레이터형 벤델슈타인 7-X 핵융합 원자로. 출처: 유튜브

기존 토카막, 스텔라레이터와 다른 새로운 핵융합 발전 모델이 핵융합 에너지 혁명의 주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과학전문 사이트 사이언스얼러트가 최근 보도했다.

화제의 핵융합 장치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UNSW) 연구팀이 개발한 수소-붕소(hydrogen-boron) 핵융합 방식인 ‘HB11’ 모델이다.

HB11이 기존 핵융합 장치인 토카막, 스텔라레이터와 차별되는 핵심은 수소와 붕소를 핵융합 원료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기존 핵융합 장치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사용한다. 수소-붕소 핵융합은 방사능 폐기물의 원인이 되는 중성자를 전혀 만들어내지 않는다.

HB11는 외형도 기존 핵융합 장치와 확연하게 다른 구형(sphere)이다. 또 HB11은 레이저를 사용해 코어 온도를 태양 중심보다 200배 높게 가열할 수 있다. 이 장치는 1조 분의 1초 안에 1000조 와트의 전력을 채우는 레이저빔으로부터 ‘눈사태’ 융합반응을 촉발시킴으로써 가동된다.

HB11은 기존 핵융합 장치와 달리 열교환기와 증기터빈발전기가 필요치 않은 반면 이 장치 가동에 필수적인 레이저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소-붕소 핵융합 방식인 HB11 개념도. 출처: UNSW

최근 실험에서 HB11는 기존의 다른 핵융합 장치보다 앞설 수 있는 가능성을 드러냈다고 한다. UNSW 연구팀은 수소-붕소 핵융합 실용화를 위한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과학기술계는 10년 안에 HB11 프로토타입 핵융합로가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이제 파일럿 연구에 들어간 HB11이 실용화까지 가는 데는 길이 먼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벌써부터 HB11이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기존 토카막, 스텔라레이터 방식이 수십 년에 걸친 집중 투자에도 불구하고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안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핵융합 발전은 성공하기만 한다면 무공해 에너지를 무한하게 얻을 수 있어 말 그대로 ‘꿈의 에너지’다. 그러나 핵융합 발전은 시도한 지 반세기가 넘었지만 시원한 소식은 나오지 않는다. 2015년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간 스텔라레이터 방식의 독일 '벤델슈타인 7-X'도 실용화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핵융합 발전의 핵심은 투입한 에너지보다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인데, 아직 여기에 이르지 못했다. 핵융합이 일어나도록 원료를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줘야 하는데, 여기에 엄청난 에너지가 들기 때문이다.

UNSW 연구팀은 저널 Laser and Particle Beam에 게재한 논문에서 투입 에너지보다 생산 에너지가 많은 네트포지티브 핵융합(net-positive nuclear fusion) 방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