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화개골에 문학의 향기 ... 한시백일장, 목압고서박물관 이어 목압문학박물관도 개관
조송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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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7 11:40 | 최종 수정 2018.10.0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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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 시인의 목압서사 주최 ‘제1회 한시백일장’ 개최
인근 도심마을 거주 최한익 씨 한시 <虛心> 장원
당일 ‘목압문학박물관’ 개관, 이병주 소설집 등 전시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골 목압마을의 목압서사(원장 조해훈)는 6일 오후 2시 서사 내 마당에서 ‘제1회 한시백일장’을 개최했다.
마을 단위의 배움터를 지향하는 목압서사는 지난해 3월부터 주민들에게 한시교실을 열었고, 올 3월에는 제1회 자작한시발표회도 가졌다. 30여 년을 부산에서 살다 지난해 3월 이곳 화개골 목압마을에 정착한 시인이자 역사학문학자로 교육학박사인 조해훈 원장이 마을 주민을 위한 재능기부를 묵묵히 해온 것이다.
이날 시 짓기는 오언절구의 낙운성시(落韻盛時)로 했으며, 시제(詩題)는 자유로웠다. 운자는 ‘東’(동)자 운목의 ‘空’(공)자와 ‘風’(풍)자를 쓰도록 했다.
장원은 인근 정금리 도심마을에 거주하는 최한익(59) 씨가 지은 <虛心>(허심) 시제의 한시가 차지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보우스님(한시집 『감천에서 매창을 만나다』 저자)은 심사평에서 “한시 <虛心>은 기본적으로 운자와 측기식(仄起式)으로 평측을 잘 맞춰 지었다”며 “고향을 떠나 정금리에 정착을 하였지만 허전한 마음을 감추지 않고 여생을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하겠다는 심경을 잘 읊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장원을 한 최한익 씨의 작품이다.
꽃과 물 있는 정금리에 왔건만(來井琴花水‧래정금화수)
고향 떠난 마음 늘 허전하네.(離鄕心每空‧이향심매공)
술잔으로 아픈 심정 달래며(酒杯說痛思‧주배세통사)
여생 거리낌 없이 아내와 함께 하겠네.(餘命與妻風‧여명여처풍)
차상은 배동순 씨와 정선화 씨가 각각 차지했다.
한편 이날 한시백일장을 마친 후 오후 5시에 목압서사 내 '목압문학박물관'을 개관하고 현판식을 가졌다. 목압문학박물관은 개관 기념으로 ‘하동의 시인과 작가들’ 주제로 내년 1월 5일까지 3개월간 기획전을 갖는다.
전시된 자료는 소설가 이병주 선생의 소설집 『지리산』‧『바람과 구름과 碑』‧『타인의 숲』 등과 정공채 시인의 시집 『정공채 시집 있습니까』, 정순영 시인의 시집 『침묵보다 더 낮은 목소리』, 정규화 시인의 시집 『농민의 아들』, 그리고 화개골에서 태어나 지금도 모암마을에서 시작 활동을 하고 있는 김필곤 시인의 시집 『달빛마음 달빛향기』 등과 범왕마을에서 시작활동을 하고 있는 김용철 시인의 시집 『물고기좌 부나비』 등이다.
또한 악양면에 ‘최참판 댁’이 있어 소설가 박경리 선생의 작품집 『토지』를 비롯해 『김약국의 딸들』‧ 『파시』‧ 『성녀와 마녀』 등도 전시하고 있다.
한편 조해훈 원장은 지난 9월 14일 목압서사 내에 ‘목압고서박물관’을 개관해 오는 12월 13일까지 3개월간 ‘점필재 김종직과 그의 제자들’ 관련 자료들을 전시 중이다.
목압고서박물관과 목압문학박물관은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마을 단위의 작은 미니 박물관을 지향하고 있다.
조해훈 목압고서박물관장 겸 목압문학박물관장은 “고서박물관에 전시된 자료들을 보기 위해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생각보다 많이 찾아오고 있다”며, “화개골에 작은 박물관이 많이 생겨 ‘생각하는 볼거리’가 다양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저리타임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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