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압고서박물관‧목압문학박물관 2차 기획전 개막

조송현 승인 2019.01.10 14:35 | 최종 수정 2019.01.10 20:59 의견 0

‘조선시대 화개골의 문사들’‧‘화개골의 시인과 작가들’ 주제
1월10~4월9일 경남 하동군 화개면 목압마을서 전시

경남 하동군 화개면 목압마을에 위치한 사설 박물관인 목압고서박물관과 목압문학박물관은 1월 10일부터 4월 9일까지 3개월간 제2차 기획전시를 각각 오픈했다.

목압고서박물관의 전시 주제는 ‘조선시대 화개골의 문사들’이며, 목압문학박물관은 ‘화개골의 시인과 작가들’로 각 박물관이 소재한 화개골과 관련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목압고서박물관은 ‘조선시대 화개골의 문사들’ 주제로 1월10~4월9일 2차 기획전을 갖고 있다. 사진=조해훈

고서박물관에는 회산(晦山) 이택환(1854∼1924)의 문집인 『회산집』 12권 6책과 월촌(月村) 하달홍(1809~1877)의 문집인 『월촌집』 8권 5책, 일두(一蠹) 정여창(1450~1504)의 유고문집인 『일두선생유집』(一蠹先生遺集) 단책, 서산대사 휴정1520~1604)의 문집인 『청허당집』(淸虛堂集) 단책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된 문집은 『청허당집』(필사본)을 제외하곤 모두 목판본이다.

이택환은 성주 이씨로 1854년 11월 3일 산청군 신안면 신안리에서 출생하여 1882년(고종 19) 과거에 급제하여 사헌부지평과 사간원정언 등을 역임하였으나, 일제에 의해 나라가 주권을 잃자 하동군 북천면 화정리 옥산으로 은둔하여 뜻이 맞는 동지들과 ‘화계십일’(花溪十逸)을 결사하여 망국의 한을 달랬다. 그는 수시로 화개골에 와 유람을 하였으며, 「악양정을 둘러본 후 쌍계사로 향하여」(登岳陽亭因向雙溪寺)‧「세이암을 지나며」 등 화개지역과 관련한 시 여러 수를 읊었다.

하달홍은 하동군 옥종면 종화리 월봉고택에서 태어나 남명 조식, 퇴계 이황, 겸재 하홍도의 학문을 존숭하였다. 노사 기정진, 물재 노광리, 남파 이위석 등과 도의지교를 맺어 함께 학문을 강론하고, 하홍도의 강학 공간인 모한재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화개골에 와 시를 읊으며 산수를 즐겼다. 그는 화개지역과 관련한 시 「불일암」‧「칠불암」 등 여러 수를 남겼다.

정여창은 경남 함양의 일두 고택에서 태어나 20대 중반에 화개면 덕은리에 소재한 악양정에서 공부를 하면서 후학을 가르쳤으며, 27세 때인 1476년(성종 7)에 사림의 영수였던 점필재 김종직의 제자가 되었다. 동문인 탁영 김일손과 14박15일간 지리산을 유람한 후 화개로 내려오면서 읊은 시 「악양」이 있다. 그는 무오사화 때 함경도 북부의 종성으로 유배가 그곳에서 1504년(연산군 10) 55세를 일기로 세상을 버렸는데, 이 해에 일어난 갑자사화에 연루되어 부관참시 되었다.

서산대사 휴정은 평안남도 안주에서 출생했으며, 1534년(중종 29) 진사시에 낙방하자 화개골에 들어와 숭인(崇仁) 문하에서 승려가 되었다. 그는 1552년 승과에 급제해 교종판사·선종판사를 겸임했으며,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73세의 노구로 왕명에 따라 팔도십육종도총섭(八道十六宗都摠攝)이 되어 승병을 모집해 한양 수복에 공을 세웠다. 1594년 제자인 유정에게 승병을 맡기고 묘향산 원적암에서 여생을 보냈다. 그의 문집에는 「불일폭포」‧「내은적암에서」 등 화개지역에서 수행 중 지은 시편들이 많이 수록돼 있다.

목압문학박물관은 ‘화개골의 시인과 작가들’ 주제로 1월10~4월9일 2차 기획전을 갖고 있다.
목압문학박물관은 ‘화개골의 시인과 작가들’ 주제로 1월10~4월9일 2차 기획전을 갖고 있다. 사진=조해훈

문학박물관에는 고향인 화개골 모암마을에서 녹차농사를 지으며 시작활동을 하고 있는 김필곤 시인의 시집 『달빛마음 달빛향기』와 차문화서인 『신동다송』(新東茶頌) 등이, 고향인 범왕마을에서 펜션을 운영하며 시를 쓰고 있는 김용철 시인의 시집 『지느러미로 읽다』‧『나비다』‧『물고기좌 부나비』 등이 전시돼 있다.

또 40년 동안 화개골을 찾아오다 2년 전 화개골 목압마을에 정착해 차농사를 지으며 시를 쓰고 있는 조해훈 시인의 시집 『노랭이 새끼들을 위한 변명』‧『실크로드 사람들1‧2』 등이, 고향인 용강마을에서 차를 재료로 한 식품을 가공해 판매하고 있는 김종관 작가의 『지리산에는 사람꽃이 핀다 1‧2』 등이 전시 중이다.

조해훈 관장은 “목압고서박물관과 목압문학박물관을 찾는 화개골 주민들의 의견 등을 반영하다보니 2차 기획전은 당초 계획했던 주제뿐만 아니라 전시기간 등도 다소 바뀌었다”며, “약속했던 기획전은 차후에 전시할 예정이니 양해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 9월14일 개관한 목압고서박물관은 개관 기획전으로 ‘점필재 김종직과 그의 제자들’ 주제로 3개월간 전시를 했으며, 같은 해 10월6일 개관한 목압문학박물관은 ‘하동의 시인과 작가들’ 주제로 3개월간 기획전을 가진 바 있다. 마을 단위의 작은 박물관을 지향하는 이들 박물관은 연중무휴이며, 입장료는 없다. 문의 010-3852-4050, massjo@hanmail.net

<인저리타임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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