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골 목압서사 차향과 문향이 어우러진 ‘제2회 작은 한시백일장’

조송현 승인 2019.04.30 02:20 | 최종 수정 2019.05.01 23:36 의견 0

28일 오후 조해훈 시인의 목압서사 주최 ... 장원에 강훈담 씨 오언절구 <新茶(햇차)>
“봄날의 상황과 햇차를 마신 심경 잘 표현” 심사평

목압서사에서 28일 오후 2시 열린 ‘제2회 작은 한시백일장’에 참가한 사람들이 서사 마당에서 한시를 짓고 있다.
28일 오후 화개골 목압서사에서 열린 ‘제2회 작은 한시백일장’에 참가한 사람들이 서사 마당에서 한시를 짓고 있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골 목압마을의 목압서사(원장 조해훈)는 28일 오후 2시 서사 내 마당에서 ‘제2회 작은 한시백일장’을 개최했다.

이날 시 짓기는 오언과 칠언의 절구로 낙운성시(落韻盛時·운자를 주고 시를 짓도록 함)를 했으며, 시제(詩題)는 자유로웠다. 운자는 ‘東’(동)자 운목의 ‘空’(공)자와 ‘風’(풍)자를 쓰도록 했다.

장원은 강훈담 씨가 지은 <新茶>(신차) 시제의 오언절구가 차지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보우스님(한시집 『감천에서 매창을 만나다』 저자)은 “한시 <新茶(햇차>는 운자 뿐아니라 측기식(仄起式)으로 평측을 잘 맞춰 지었다”며 “기구와 승구에서 봄날의 표정과 목압서사의 쓸쓸한 상황을 표현하였지만, 전구에서 햇차를 얻어마신 후 마음이 환해져 바람타고 날아오를 것 같다는 시적 화자의 심경을 잘 읊은 점이 눈에 띄었다”고 심사평을 했다.

다음은 장원을 한 강훈담 씨의 작품이다.

新茶(신차)

春日曇晴曜(춘일담청요)
木鴨舍普空(목압사보공)
此軒噄苾茶(차헌끽필다)
心晥如鶱風(심환여건풍)

햇차

봄날이 흐렸다 맑으니 빛이 나는데
목압서사는 넓고도 쓸쓸하구나
이 집에서 향긋한 차를 얻어마시니
마음이 환해져 바람타고 날아오를 것 같네

장원을 차지한 강 씨는 “그동안 두보와 소동파, 유종원 등 중국 시인들의 한시를 주로 읽어왔다”며 “한시를 더 배우고자 하는 마음에 이번 한시백일장에 참가했는데 장원을 해 기쁘면서도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목압서사에서 28일 오후에 열린 ‘제2회 한시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한 강훈담(오른쪽) 씨가 조해훈 목압서사 원장으로부터 상장과 상품을 받고 있다.
목압서사에서 28일 오후에 열린 ‘제2회 한시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한 강훈담(오른쪽) 씨가 조해훈 목압서사 조해훈 원장으로부터 상장과 상품을 받고 있다.

차상은 탁영완 씨의 칠언절구인 ‘木鴨里(목압리·목압마을)’와 김미순 씨의 오언절구인 ‘靑雲(청운·푸른 구름)’이 각각 차지했다.

한편 이날 한시백일장을 마친 후 참가자들은 목압서사 내 목압고서박물관과 목압문학박물관이 지난 10월부터 7월9일까지 각각 ‘사서삼경’과 ‘지리산의 시인과 작가들’ 주제로 열고 있는 ‘제3차 기획전’을 둘러봤다.

목압서사가 주최하는 ‘제3회 작은 한시백일장’은 오는 11월에 열릴 예정이다.

마을 단위의 배움터를 지향하는 목압서사는 지난 해 3월에 ‘목압서사 제1기 한시연구회’ 회원들이 마련한 제1회 자작한시발표회도 가졌다. 역사학문학자인 조해훈 시인(교육학박사)은 화개학연구원도 함께 운영하며, 마을 주민들을 위한 지식 재능기부와 화개학 연구를 묵묵히 하고 있다.

조해훈 목압서사 원장은 “많은 역사와 전설, 문화를 가져 문화의 보고로 불리는 이곳 화개골에서 제가 가진 얄팍한 지식을 주민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며, “목압고서박물관과 목압문학박물관도 ‘작음(small)’을 지향하지만 한시백일장 역시 참가자를 5명 이내로 제한하는 미니 행사”라고 밝혔다.

<인저리타임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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