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프랑스 리옹 물리학연구센터 (CRAL) 등 국제연구팀이 빅뱅 직후 강력한 자기장(원시 자기장, primodial magnetic fields)이 형성됐을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전 세계 천문학자들은 우리은하의 원시 자기장을 찾고 있다. 자기장은 은하 내부의 별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특히 원시 자기장은 빅뱅의 신비를 푸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리은하에는 다양한 종류의 자기장이 존재한다. 별의 폭발 때 생긴 자기장, 블랙홀에서 생긴 자기장, 빅뱅 직후 생긴 원시 자기장 등. 원시 자기장은 빅뱅 직후의 인플레이션(급팽창) 기간에 생겨난 것으로 짐작된다는 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다. 그런데 문제는 천문학계가 아직까지 이들 자기장의 태생을 정확히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세르지오 마틴-알바레즈(Sergio Martin-Alvarez) 교수팀이 이들 자기장을 서로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arXiv에 발표해 주목을 끈다.

마틴-알바레즈 교수팀은 우리은하에 있는 여러가지 기원의 자기장들에 대한 각각의 진화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모델에 따르면 원시 자기장은 우주 탄생부터 지금까지 모든 시간 동안 생존할 뿐만 아니라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해질 수 있다. 

또 원시 자기장은 우리은하에서 분포 형태가 다른 자기장들과 차이를 보였다. 별 폭발과 블랙홀에서 생긴 자기장은 은하 전체에 고른 반면 원시 자기장은 은하 중심을 향해 더 많이 분포한다는 것이다.

마틴-알바레즈 교수는 "이제 우리는 망원경이 실제로 관측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나설 것"이라며 "천문학자들이 원시 자기장을 구별하기 위해 무엇을 주의해야 할지를 곧 계산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빅뱅 연구에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약 한 은하에 존재하는 원시 자기장을 관측한다면 우주 전체의 원시 자기장을 계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지금까지 엄두조차 내기 힘들었던 일이다. 또 이번 연구는 은하의 자기장들이 최근의 천체물리학적 기원이나 블랙홀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초기 우주론적 기원에 의해 생긴 것인지를 구별할 수 있게 해준다. 

미국 애리조나대학의  탄메이 바차스파티(Tanmay Vachaspati) 교수는 "만약 실제 우주론적 기원의 자기장을 관측한다면 그것은 초기 우주나 입자물리학 연구에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UCLA 알렉산더 쿠센코(Alexander Kusenko) 교수는 "만약 우리가 원시 자기장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빅뱅 우주론에 대한 새로운 창을 제공한다. 왜냐하면 초기 우주에서 원시 자기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어떤 특이한 이벤트가 필요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eference ☞ arxiv.org/abs/2011.11648v1
                ☞ NewScientist : We may be able to find magnetic fields from the start of the universe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

인저리타임 조송현 pinepines@daum.net 조송현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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