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어방송 Busan Now] 창조도시ㆍ글로컬 부산, 소프트전략을 말한다 (12) ‘행복한 인생이모작 학교’-부산형 50플러스재단을 만들자

조송현 승인 2021.03.10 11:38 | 최종 수정 2021.03.10 12:00 의견 0

인저리타임은 환경공학자이자 소셜디자이너인 김해창(경성대) 교수가 고정출연하는 부산영어방송 프로그램 「Busan Now」의 'Glocal Busan' 코너를 연재한다. 이 코너에서 김 교수는 자신의 저서 『창조도시 부산, 소프트전략을 말한다』(인타임)를 바탕으로 창조도시 글로컬 부산을 만들기 위한 소프트전략을 영어로 소개한다. '창조도시 부산, 소프트전략'은 2018년 1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1년 6개월에 걸쳐 본 사이트에 게재됐으며, 인저리타임의 자매 출판사인 인타임이 2020년 9월 단행본으로 펴내 지역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 나은 부산을 위해 고민해 보는 시간입니다.
소셜 디자이너, 경성대 환경공학과 김해창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럼, 오늘은 어떤 주제로 얘기 나눠볼까요?

"네. 오늘은 고령자들을 위한 정책에 대해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UN이 정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화사회를 넘어 2017년에 14.2%로 고령사회(aged society)에 진입했구요. 2025년에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부산시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2014년에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22년에는 노인인구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post-aged society)가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고령사회는 의학의 발달이나 생활환경의 개선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나 생기는 선진국형 사회현상이지만 양극화의 심화로 빈곤·질병·고독감 등과 같은 심각한 노인문제를 필연적으로 낳게 되죠. 오늘은 이처럼 초고령사회로 치닫고 있는 우리나라, 특히 부산의 고령화문제와 시니어복지에 대한 제안으로 인생이모작학교와 부산형 50플러스재단 만들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What topic should we talk about today?

"Yes, today I'd like to propose a happy city-making policy for the elderly. According to the U.N., Korea entered the aged society(고령사회) in 2017, where the proportion of elderly people aged 65 or older exceeded 14 percent of the total population. By 2025, the elderly population aged 65 or older is expected to enter the super-aged society(초고령사회), which will exceed 20% of the total population. In particular, Busan City was the first city to enter an aged society in 2014 and is expected to become a super-aged society in 2022."

"An aged society is an advanced country-style social phenomenon that results in an increase in average life expectancy due to the development of medicine or improvement of living conditions, but the deepening polarization inevitably leads to serious elderly problems such as poverty, disease, and loneliness. Today, I would like to suggest to open a ‘School for elder’s double crop life’(인생이모작학교) and the Busan-type 50 Plus Foundation with suggestions on the aging problem of Korea, especially Busan, and senior welfare."

▶고령화사회, 또는 고령사회의 특징은 어떤가요?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후 태어난 베이비붐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1955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는 약 900만 명에 이르죠. 부산시의 경우 베이비부머세대가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6.1%로 전국 평균보다 2%포인트 더 높아요."

"문제는 정년퇴직을 하건 앞으로 보내야 할 노후기간이 과거 세대에 비해 적어도 20~30년은 더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정년 후의 80000시간』(강창희)이란 책을 보면 60세에 정년퇴직을 한다고 가정해도 80세까지 살면 정년 후의 인생이 20년이랍니다. 잠자고 식사하는 시간 등을 다 빼더라도 하루 11시간 정도가 남는데 이를 20년간 계산하면 약 80,000시간이란 것이죠. 이 시간은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연평균 근로시간 2,300시간으로 보면 직장생활을 35년 하는 시간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2009년 통계청 자료를 보니 은퇴소득대체율이 42%에 불과했는데 이는 은퇴 이전에 월 100만 원의 평균 소득이 노후 진입과 동시에 42만 원으로 대폭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죠. 금전적 궁핍도 문제지만 노후에 할 일 없는 괴로움(無爲苦)이 더 큰 난제입니다. 지금은 은퇴 이후 새로운 인생을 활기차게 사는 ‘인생 이모작’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What are the characteristics of an aging society or an aged society?

"The retirement of baby boomers born after the Korean War began in earnest in Korea. Including me, there are about nine million baby boomers born between 1955 and 1964. In the case of Busan, the baby boomers account for 16.1% of the population, which is 2% higher than the national average."

"The problem is that the retirement age, whether retired or not, has increased by at least 20 to 30 years compared to the previous generation. According to the book, "80000 hours after retirement(정년 후의 80000시간)" (Kang Chang-hee), even if you retire at 60 years old, and live until 80 years old, you live 20 years after retirement. If you take 11 hours a day for work, You can add up to 80000 hours. This time is equivalent to 35 years of working life."

"According to the National Statistical Office in 2009, the replacement rate for retirement income was only 42%, which means that before retirement, the average monthly income of 1 million won would be reduced to 420,000 won after retirement. Financial difficulties are also a problem, but suffering from nothing to do in old age is a bigger challenge. This is an era in which we desperately need a "double crop-life" to live a new life vigorously after retirement."

▶인생이모작이란 어떤 개념이고 인생이모작학교란 어떤 것인가요?

"인생 이모작(은퇴 이후의 생활)에 관한 책도 많습니다. 그 내용은 주로 ‘노후의 재정적 안정’ ‘몸과 마음 건강 다스리기’ ‘사회변화에 따른 지식 재충전’ ‘주변사람 돌보기 및 지역 참여’ 등이죠. 인생 이모작은 기존의 학벌사회, ‘회사인간’의 연장이 아니라 ‘개성 발휘’ ‘지역 사회 공헌’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아래 ‘멋진 어른’의 모습으로 지역에 새롭게 ‘데뷔’하는 그런 삶이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인생이모작학교를 처음 시작한 곳이 (재)희망제작소였습니다. 당시 제가 희망제작소 부소장일을 맡았는데요. 희망제작소는 2007년 당시 대한생명과 함께 전문직 퇴직자들을 위해 ‘행복설계 아카데미’ 개설해 모두 13기에 걸쳐 총 40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죠. 이들 중 절반 가까이가 현재 지역 시민단체, 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비영리단체에서 상근활동가, 자원봉사자 등으로 참여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2010년부터 희망제작소는 ‘시니어 사회공헌센터’를 두고 ‘시니어사회공헌사업단’을 만들었죠."

▶What is the concept of a second life and what is the school for the second life?

"There are also many books about post-retirement life. The contents are mainly 'financial stability of old age', 'managing body and mind health', 'recharging knowledge due to social changes', 'care for people around you and participating in the region'. This work of life should not be an extension of the life of a subordinate person to a company but a life that 'debuts' in the form of a 'cool adult' under the new paradigm of existence of individuality and contribution to the community."

"Hope Institute(희망제작소) was the first place to start a ‘인생이모작학교(school for the second life)’ in Korea. At that time, I was the vice president of Hope Institute. The Hope Institute opened the ‘Happiness Design Academy for professional retirees’ in 2007, producing a total of 400 graduates over 13 years. Nearly half of them are currently living a second life, participating as full-time activists and volunteers from various non-profit organizations such as local civic groups and social enterprises. Since 2010, Hope Institute has established Senior Social Contribution Project Group with Senior Social Contribution Center."

김해창 교수가 부산영어방송 프로그램 「Busan Now」의 'Glocal Busan' 코너에 출연해 창조도시 및 글로컬도시 부산을 위한 소프트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 코너 진행자 다니엘 신. [부산영어방송 제공]

▶혹시 당시 행복설계 아카데미에 참여해 인생이모작에 성공한 분 중에 기억나시는 분을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네. 나종민이라는 분으로 유명 IT기업의 한국지사장을 하는 등 20년간을 회사에 다니다 너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좀 벗어나 40대후반에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작정하고, 회사를 그만두었답니다. 그 뒤 몇 달간 놀다가 주위 사람의 권유로 복지관에서 사진을 배웠는데 그 뒤 장애인단체 자원봉사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그분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기쁨을 찾게 됐고, 나중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장애인 전문 사진관인 바라봄사진관을 열었습니다. 그리고는 사진작가로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인생이모작은 개인의 재능과 취미, 열정을 잘 살리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기존의 노인대학도 프로그램만 잘 짜면 가장 좋은 ‘인생이모작 학교’로 변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천의 부광노인대학는 학과가 다양한데 졸업식때는 졸업작품전도 연다고 합니다. 한글학과, 일어, 영어, 중국어학과, 서예학과, 하모니카학과, 수지침학과, 컴퓨터학과 등 23개 학과나 된다고 한합니다."

"『시골에서 찾은 인생 이모작』(김경래)이란 책은 시골이야말로 '인생 2모작 또는 3모작을 할 수 있는 경쟁자 없는 블루오션 시장'이라고 주장합니다. 경쟁자가 없어 조금만 노력하면 내가 최고가 될 수 있고 도시보다 덜 벌어도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인생이모작학교와 같이 고령자의 사회적 참여를 지원하는 서울 50플러스재단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Can you introduce the person you remember who participated in the Happiness Design Academy and succeeded in creating a second life?

"Yes. Let me introduce Mr. Na Jong-min. He has been working for 20 years as the head of a Korean branch of a famous IT company. He decided to break away from the competitive society and live a new life in his late 40s and quit the company. After playing for a few months, he learned photos at the welfare center and then took pictures of the disabled group members as volunteers and later opened the Barabom Photo Gallery, the first specialized photo studio in Korea. he's successful as a photographer now."

"In this regard, it is better to make good use of individual talents, hobbies, and passion for second life. If the existing college for senior citizens is well-organized, it will be able to transform itself into the best "second life school."

"The book 'My Second Life Found in the Country'(Kim Kyung-rae) argues that the countryside is a 'blue ocean market without competitors for the second life.' I think the role of the Seoul 50 Plus Foundation, which supports social participation of the elderly, is also very important, such as the second life school."

▶서울 50플러스재단은 어떠한가요?

"서울특별시는 2016년에 ‘서울특별시 50플러스재단을 만들었는데요. 이 재단은 서울시 장년층(만50세~64세)의 은퇴 전후의 새로운 인생 준비 및 성공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사회참여 활동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었죠. 50+세대는 서울시 전체인구의 23%를 차지하는 가장 큰 규모의 인구집단이지만 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정책의 지원대상인 동시에 기존 노인세대와는 달리 사회적 기여가 가능한 새로운 가능성의 세대입니다."

"50플러스재단은 50+사업을 총괄 기획하고, 50플러스캠퍼스 운영과 50플러스센터 지원 등의 역할을 맡고 있어요. 50플러스캠퍼스는 50+세대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두 번째 배움학교로 앞서 말한 ‘인생이모작학교’를 제도화한 것으로 지하철역 주변에 남부 서부 캠퍼스 등을 두고 있어요. 50플러스센터는 지역 50+세대들의 교류를 위한 활동 공간입니다."

▶How about the Seoul 50 Plus Foundation?

"The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created the Seoul 50 Plus Foundation in 2016. The foundation was established to support social participation before and after retirement for the elderly aged 50 to 64 in Seoul. The 50+ generation is the largest population group, accounting for 23% of Seoul's total population, but it is a new generation of possibilities that can contribute to society unlike the old generation."

"The 50 Plus Foundation is in charge of planning the 50+ business, operating the 50 Plus Campus and supporting the 50 Plus Center. The 50 Plus Campus is an institutionalization of the second learning school that 50+ generations must go through. It has 4 regional campus near the subway station. The 50 Plus Center is an activity space for the exchange of 50+ generations in the region."

▶그러면 부산형 50플러스재단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요?

"현재 부산은 장노년일자리지원센터가 만들어져 있지만 아직은 조직이나 인력면에서 서울의 50플러스재단에 비하면 너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부산형 50플러스재단’ 설립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실버인력의 재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부산지역의 구․군별 또는 동별로 ‘실버은행’이나 ‘실버 마이스터제’ 등을 도입해 지역의 실버 계층의 능력을 체계적으로 키우고 이들을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시키는 사회적 일자리 만들기에 힘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면 ‘행복한 인생이모작학교’는 ‘취미+건강+정보사회 이해+지역공헌’ 등을 실천하는 지역 실버 활동가도 길러낼 수 있을 것입니다. 부산형 50플러스재단을 이러한 것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Then how can I make the Busan 50 Plus Foundation?

"Currently, Busan has a job support center for the elderly, but it seems to be far from Seoul's 50+ foundation in terms of organization and manpower. To make this more systematic, I think it is necessary to establish the Busan-type 50 Plus Foundation. I hope that we can systematically develop the abilities of the silver class in the region by introducing 'Silver Bank' or 'Silver Meister System' by each county or district in Busan to create social jobs that actively participate in the community. With this institutional support, the Happy Life Recruitment School will also be able to foster local silver activists who practice "hobby, health, understanding of information society, and regional contribution." The Busan-type 50 Plus Foundation should be established as an organization that manages such things in general."

▶행복한 노년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해주시죠?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몇몇 지자체나 노인단체에서 60세, 80세에 성년식을 다시 하는 ‘숙년(熟年) 성인식’ 행사가 호평을 얻고 있어요. 니가타현 쓰바메(燕)시는 노인연합회 주관으로 1995년부터 매년 일본 성인의 날인 1월에 80세 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건강과 장수의 축하연을 베풀고 있구요. 사이타마현의 도코로자와(所沢)시는 60세를 맞는 시민을 대상으로 자신의 재능을 선보이는 ‘숙년만세’ 콘서트를 매년 개최하고 있어요. 우리도 회갑의 의미를 새롭게 보고 이날을 지역 봉사자로 데뷔하는 날로 삼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If you have anything else you want to say to create a happy old society, can you say it?

"In the case of neighboring Japan, several local governments and group of senior citizens are receiving positive reviews for hosting the "adult ceremony" event, which will be held again at the age of 60 and 80. The city of Tsubame, organized by the Senior Citizens' Association, has held, 숙년식( a mature adult ceremony), a health and longevity celebration for the elderly who turn 80 every January since 1995. The city of Tokorozawa holds an annual 'Viva long for the elders(숙년만세)' concert for the age of 60 to showcase its talents to citizens. I think we should take a new view of the meaning of the 60th birthday and make it our debut day as local volunteers."

<정리 = 조송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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