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9) - 건강한 기운과 열정이 느껴지는 천연미인

소락 승인 2021.01.22 10:23 | 최종 수정 2021.01.22 10:30 의견 0
울 엄마 처녀 적(18~21세)
방년 시절 울 엄마

사진관에서 찍은 엄마 사진이다. 왼쪽은 창덕여고 졸업 앨범 사진이고 오른쪽 사진도 거의 그 무렵 사진이다. 열여덟이나 열아홉, 아직 스무 살도 안 된 금방 핀 꽃다운 시절의 사진이다. 그야말로 꽃다운 방년(芳年)의 엄마다. 지금 사진관에서는 ‘뽀샵’ 즉 포토샵이라는 소프트웨어로 사진을 조작한다. 이미지 조작을 하려면 안 되는 게 하나도 없는 막강한 포토샵이다. 그래서 사진 속 자신의 얼굴을 얼마든지 근사하게 수정할 수 있다. 그러나 엄마가 이 사진을 찍었을 1957년도에는 그런 건 꿈도 꿀 수 없을 때다.

사진이라는 기술 자체가 신기했을 때다. 그러니 사진 조작은 물론 가장 기초적인 성형인 쌍꺼풀 수술이라는 것도 없을 때다. 그야말로 있는 그대로 생긴 그대로 살며 역시 있는 그대로 생긴 그대로 사진에 찍힐 때다. 그렇게 찍힌 엄마의 모습은 타고난 천연미인이시다. 그 당시 남학생들이거나 청년들이 한 눈에 반할 모습이다. 특히 엄마가 특별히 미인인 것은 그 밝은 표정 덕분이다.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데 그 당시 아버지와 한창 연애를 했을 때니 더 이뻐진 모습에 표정이 맑고 밝다. 사진관에서 이 사진을 찍었을 사진사의 연출 솜씨도 대단하다. 사진작가급이다. 그냥 앞을 보고 찍으면 될 것을 살짝 각도를 틀며 옆을 보도록 하고 찍었다. 사진관 사장님의 솜씨에 걸맞게 엄마는 하얀 치아를 밝게 드러내며 미모를 드러낸다. 이 웃음은 엄마의 트레이드 마크다. 오른쪽 사진에서는 모자를 쓰고 찍었는데 마치 모델 같다.

삶은 궁핍하고 가난했다. 특히 이북에서 내려와 5남매 맏이의 고아가 된 불쌍하고 가련한 아버지를 만나 더욱 힘들고 어려웠다. 하지만 엄마의 기운과 열정은 사진에서 느껴지듯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있다. 그야말로 살아있다. 아들인 내가 보기에도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움이 엄청나시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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