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26) - 자식들에게 좋은 체험을 주려던 엄마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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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7 16:09 | 최종 수정 2021.02.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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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7월에 남산어린이회관이 문을 열었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우리 가족은 개관 직후 한창 더울 여름에 놀러 갔었던 것같다. 그 당시 저 건물은 최첨단 건물이었다. 안에 들어가면 신기한 놀이기구들이 많았다. 특히 동전을 넣으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동차를 운전하는 게임 기구가 있었는데 화면으로 된 게임도 아니고 자동차와 고속도로 모형으로 된 놀이기구였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허접한 것이었는데 그 당시 그 게임이 너무도 재미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걸 하려고 돈을 모아 나 혼자 행당동에서 버스를 타고 남산에 내려서 그 게임을 하다 온 기억이 난다. 그걸 하고 나서는 한층한층 구경을 다 하고 다녔다. 특히 저 맨 꼭대기 동그란 층은 한 시간에 한 바퀴씩 돌았다.
어린 마음에 얼마나 신기했는지 모른다. 그야말로 남산어린이회관은 디즈니랜드와 다름없었다. 우리 엄마와 아버지는 자주는 아니지만 남산어린이회관처럼 중요한 볼꺼리가 있으면 이렇게 자식들을 데리고 이렇게 놀러 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부모님이셨다. 내 생각으로는 아버지보다는 엄마가 아이들 교육을 위해 이렇게 가자고 먼저 제안을 하셨던 것 같다. 아마도 저 사진은 남산공원에서 일하는 사진기사가 찍은 것 같다. 자식에게 어릴 적 다양한 체험을 만들어 주시려고 엄마와 아버지는 나름대로 힘쓴 것이다. 남산어린이회관으로 쓰이던 저 멋진 건물은 1974년에 국립중앙도서관으로 이양되고 능동 어린이공원 안으로 이전하였지만 저 건물 모습이 변하지 않고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저렇게 귀한 가족사진을 찍었던 건물이니 더욱 그렇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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