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윤 변호사의 생활법률】민사소송과 형사소송
김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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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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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소송은 사법상 권리관계의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절차이고, 형사소송은 사인에 대한 국가 형벌권의 존재 여부의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절차입니다.
양자는 서로 독립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같은 사안에 대하여 두 가지 절차에서 같이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로 인명피해를 준 경우나 사기범행이 있었던 경우, 형사소송에서는 그 처벌절차가 진행되고, 민사소송에서는 손해배상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민사소송에서 문제 삼고 있는 것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해의 조정임에 대하여, 형사소송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공동생활의 질서를 파괴한 데 대한 형사책임입니다. 따라서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한 피해변상을 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없게 되어도 이 때문에 국가의 형벌권이 소멸되지 않으며, 다만 이는 형사소송에서 양형참작의 사유가 될 뿐입니다.
양자는 서로 목적과 절차를 달리하기 때문에 심판절차상 현저한 차이가 있습니다.
민사소송의 당사자는 사법상의 권리관계에 대하여 대립된 이해관계에 있는 자입니다. 권리를 주장하여 소송을 제기하는 자가 ‘원고’가 되고, 그 상대방이 ‘피고’가 됩니다. 통상 민사소송은 사인의 권리관계에 대한 다툼에 관한 절차라고 설명됩니다만, 국가도 순수 사경제적인 지위에서 행한 법률관계에 대하여는 민사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의 당사자는 국가를 대변하는 검사와 공소가 제기된 ‘피고인’이 그 당사자가 됩니다. 즉, 형사소송은 국가 대 개인의 구도입니다. 형사소송은 국가의 형벌권 행사에 관한 사건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범죄피해자가 형사소송을 제기할 수는 없고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게 됩니다. 범죄피해자가 고소를 제기할 수 있으나, 이는 수사기관에 대하여 범죄사실을 신고하여 그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것입니다.
민사소송에서는 원고나 피고를 ‘대리’하는 경우 ‘소송대리인’이라고 하고, 형사소송에서는 피고인을 변호하는 경우 ‘변호인’이라고 합니다.
민사소송절차에서는 변론주의를 심리원칙으로 함에 대하여, 형사소송절차에서는 직권주의에 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승소할 수 있는 사안이라 해도 당사자가 주장·입증을 게을리 하면 패소를 면할 수 없는 것이 민사소송임에 반하여, 형사소송에서 그와 같은 일이 생길 개연성은 희박합니다.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은 서로 목적과 심판절차를 달리하기 때문에 동일한 증거에 대하여 그 가치판단을 달리 할 수 있고, 민사재판에서는 형사재판에서 확정한 사실에 구속되지 않으며, 민사재판에서 형사판결은 증거자료가 되는데 그칩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민사재판에 있어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앞서 예를 든 사기범행의 경우에 있어서 사기범행에 대한 확정된 유죄판결이 있는 경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구하는 민사소송에 있어서는 유죄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사판결의 결과에 따라 사기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됩니다.
<전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장 / 법무법인 우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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