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민박집 – 박홍재
박홍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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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31 09:22 | 최종 수정 2022.08.0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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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
박홍재
살을 에는 찬바람에 개 짖는 소리 얼어붙고
문짝 없는 문처럼 주인 마음 열려 있어
해 질 녘 깊은 산동네 자리 한켠 내어준다
십여 년 전 교통사고 의족 하나 의지한 채
고령 노모 봉양하며 디디고 선 불안함도
편안한 웃음에 묻혀 거뜬하게 보였다
신문지 벽지 속엔 십 년 전이 멈춰 있고
머리방 사방 벽면 올 한 해가 꿈틀댄다
옹색한 그 수많은 날 무색하게 하는 주인
칠선계곡 건너 뵈는 마천면 금계마을
엄천강 앞에 흘러 지리산을 감으면서
약초 물 받아다 먹는 여유로운 마음씨
<시작 노트>
지리산 둘레길에 걷는 사람이 많을 때
민박집을 못 구해 애를 먹다 얻은 집.
산골 인심이 살아 있던 그 하룻밤이 그립다.
노모를 봉양하는 아들의 마음 씀씀이가 대견스러웠다.
그래도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자간의 인심이 그립다.
시간이 되면 다시 한번 찾아가 뵈어야겠다.
가슴이 따뜻했던 기억이 가슴에 남아 있다.
◇박홍재 시인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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