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창틀 – 박홍재

박홍재 기자 승인 2022.08.21 08:11 | 최종 수정 2022.08.22 09:29 의견 0

창틀
                     
박홍재

 

 

허공 위 난간 잡고 간당간당 걷던 세월
힐난 값 욕 값으로 받았던 월급봉투
아껴서 집 장만하고 자식들도 건사하고

비바람 막느라고 낡아진 외벽 창틀 
따뜻한 아랫목을 지켜주지 못한다며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내몰린 산업세대

젊은이 틈바구니 비집지 않으려고
솜씨는 쟁쟁해도 갈 곳 잃고 무뎌간다
내친 이 입방아 위에 삿대질도 지쳤다  

[사진 = 박홍재]

<시작 노트>
오래된 것들은 낡을 수밖에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하며 산다.
자신도 모르게 낡아가는 것도 모른 채.
어느 날 나를 뒤돌아보면 창틀처럼 낡아져 있다.
가족을 감싸 안을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낡아지면 그 어디에도 발붙일 곳이 없다.
창틀이 집안의 따뜻함을 감싸듯이.

 

◇박홍재 시인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