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56) 몸소 행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구두선(口頭禪-공념불)에 지나지 않는다

허섭 승인 2021.02.24 20:22 | 최종 수정 2021.02.27 19:37 의견 0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79.2×138.2), 리움미술관

056 - 몸소 행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구두선(口頭禪-공념불)에 지나지 않는다

책을 읽어도 성현을 보지 못하면 그는 한갓 필생에 지나지 않고

관직에 있으면서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는 관복 입은 도둑이나 다름없고

학문을 가르치면서도 몸소 실천하지 않는다면 한갓 공염불에 지나지 않고

사업을 하면서도 덕을 심지 않는다면 이는 눈앞의 (잠시 피었다 지는) 꽃에 불과하다.

  • 鉛槧傭(연참용) : 글씨를 베끼는 필생(筆生), 필경사(筆耕士).  槧은 나무판, 鉛은 납으로 된 연필, 傭은 인부(人夫) 교용인(雇傭人). 종이가 없던 시절에는 나무판에 백연(白鉛)으로 기록하기도 했음.
  • 衣冠盜(의관도) : 의관을 걸친 도둑, 즉 부패한 탐관오리(貪官汚吏).
  • 尙(상) : 높이다 / 바라다, 생각(意志)을 두다.  다음 행의 思와 같은 뜻임.
  • 躬行(궁행) : 몸소 행함, 실천하는 것.
  • 口頭禪(구두선) : 공염불, 입으로만 하는 참선.
  • 立業(입업) : 사업을 일으킴. 
  • 種德(종덕) : 덕의 씨앗을 뿌림, 곧 덕을 베품.  種은 ‘심다’ 의 뜻이다.
  • 眼前花(안전화) : 눈앞에 잠시 피었다 지는 꽃, 일시적인 성공을 뜻함.
황신(黃愼, 청, 1687~1770) - 소식목양도(蘇軾牧羊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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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선생의 시조

고인(古人)도 날 몯 보고 나도 고인 몯 뵈
고인을 몯 뵈도 녀던 길 알 잇
녀던 길 알 잇거든 아니 녀고 엇뎔고 

옛 사람도 날 못 보고 나도 옛 사람을 못 보네
옛 사람을 못 뵈어도 가던 길 앞에 있네
가던 길 앞에 있거든 아니 가고 어쩌겠는가

▶논어를 읽고 정자(程子)가 하신 말

讀論語(독논어) 未讀時是此等人(미독시시차등인) 讀了後又只是此等人(독료후우지시차등인) 便是不曾讀(변시부증독). - 程子

- 논어를 읽으매, 읽기 전 어떤 사람이 읽은 후에도 같은 사람이라면 그는 논어를 읽지 않은 것이다. 

“ 논어를 읽고 나서도 무감동한 사람이 있고, 읽고 난 다음 한 두 구절을 얻어서 즐거워하는 사람도 있고,  그것을 다 읽고 난 후에도 그것을 좋아할 줄 모르는 사람도 있고, 기쁨에 겨워 춤을 추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도 있다. ”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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